"21세기 대한민국서 어떻게 이런 참담한 일이"…檢 '강남 납치·살해' 이경우 등 4명 사형구형

황기현 2023. 10. 1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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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주범 이경우와 공범 황대한, 범죄자금을 제공한 유상원, 황은희 부부 등 4명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승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경우, 황대한, 연지호 등 일당 7명의 결심 공판에서 "이경우와 황대한에게는 사형을, 연지호에게는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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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이경우·황대한·유상원·황은희에 사형 구형…연지호엔 무기징역 구형
향정신성의약품 빼돌려 제공한 이경우 부인 징역 5년…범행 도운 황대한 지인 징역 7년 구형
이경우 포함 3인조, 올해 3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서 피해자 납치 살해…시신 암매장
유상원 부부,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피해자와 갈등…살해 제안 받아들여 7000만원 건네
서울 강남에서 40대 여성을 납치·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3인조. 왼쪽부터 이경우(36), 황대한(36), 연지호(30) ⓒ연합뉴스

검찰이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주범 이경우와 공범 황대한, 범죄자금을 제공한 유상원, 황은희 부부 등 4명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승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경우, 황대한, 연지호 등 일당 7명의 결심 공판에서 "이경우와 황대한에게는 사형을, 연지호에게는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범행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유상원, 황은희 부부에게도 모두 사형을 구형했다.

이와 함께 간호조무사로 일하던 병원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을 빼돌려 제공한 것으로 조사된 이경우의 부인 허모 씨에게는 징역 5년을, 피해자 동선을 파악해 범행에 조력한 황대한의 지인 이모 씨에게는 징역 7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강도살인을 저지른 범행의 잔악성은 이루 말할 수 없고 학교가 밀집한 통학구역에서 범죄가 일어나 우리 사회 형사 사법 시스템과 치안 시스템에 대한 불안을 팽배하게 만들었다"며 "엄중한 처벌을 통해 충격과 공포에 빠진 국민을 위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피해자는 귀가 도중에 납치돼 영문도 모른 채 사망했고 사망 직전까지 가상화폐 계좌 비밀번호 등을 강요받았다"며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또 "피고인들 대부분이 범행을 뉘우치지 않고 수사기관을 비난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무거운 죄에 상응하는 중형을 선고해 유족의 아픔을 달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경우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을 통해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사전 계획한 사실이 전혀 없고 피해자가 약물에 중독돼 사망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며 "대화 내용을 보더라도 구체적인 범행 방법을 모의한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다.

황대한의 변호인도 "허 씨가 제공한 약품의 양이 사망에 이를 정도가 아니었음을 고려하면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봐야 한다"며 "해당 죄책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씨 등 3명은 올해 3월 29일 오후 11시46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피해자 A씨를 납치한 뒤 다음날 오전 살해하고 대전 대청댐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강도살인·강도예비·사체유기)로 지난 5월 구속기소 됐다.

이경우는 대학 친구인 황대한, 황대한이 운영했던 배달대행업체 직원 연지호와 역할을 나눠 A씨를 감시, 미행하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함께 구속기소된 유상원, 황은희 부부는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A씨와 갈등을 빚던 중 지난해 9월 A씨를 납치해 가상화폐를 빼앗고 살해하자는 이경우의 제안을 받아들여 범죄자금 7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이경우는 재판에서 "강도 범행은 인정하지만 살인을 모의하지 않았고 살인하려는 의도도 전혀 없었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황대한, 연지호는 이경우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를 납치하고 마취제를 주사했을 뿐 처음부터 살해할 생각이 아니었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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