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5.9% 성장” vs “한국에 R&D센터” 보잉·에어버스 신경전
글로벌 양대 항공기 제조사인 미국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K-항공·방산 기업에 구애와 협력 확대 메시지를 내놨다. 16일 서울 국제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ADEX)’ 개막(17일)을 하루 앞두고 각각 사업 전략을 공개하면서다.
보잉 “동북아 항공 시장 연 5.9% 성장”
보잉은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2023 상용기 시장 전망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글로벌 항공 통행량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의 96%, 여객 수송량은 99%까지 회복됐다”며 “내년에도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동북아시아 항공 시장에 대한 전망은 장밋빛이다. 한국과 중국·일본 3개국의 여객 수송량이 연 5.9%씩 늘어나 역내 연간 경제 성장률(1.2%)을 크게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20년 내 1350대 이상의 신규 항공기 수요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또 2042년 동북아에서 출발하는 대다수 항공 노선은 동남아로 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역내 경제 수준이 꾸준히 높아지면서 항공 수요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항공기 시장도 커질 것이란 얘기다.
데이브 슐트 보잉 상용기 아·태지역 마케팅 총괄은 “한국 시장은 굉장히 성숙한 시장”이라며 “우수한 연료 효율성을 가진 신형 항공기를 지속해서 선보여 대체 수요를 맞춰나가고 보잉의 성장세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에어버스 “한국에 R&D센터 만들 것”
로익 폭슈홍 에어버스 한국지사 수석대표도 같은 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 산업 전반에 고객사가 포진해 있는 전략 시장”이라며 “내년 한국 진출 50주년을 앞두고 한국 내 입지를 한층 더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에어버스는 1974년 대한항공과 A300-B4 도입 계약을 시작으로 그동안 국내에서 150여 대의 상용 항공기와 60여 대의 민간·군용 헬기, 30여 대의 군용 수송기를 공급했다.
폭슈홍 대표는 “A330과 A350, A380 등 주요 에어버스 기종 가운데 한국에서 생산된 핵심 부품이 들어가지 않는 기체가 없다고 보면 된다”며 한국이 에어버스의 소비 시장일 뿐 아니라 민간 항공기를 중심으로 한 주요 생산지임을 강조했다.
헬리콥터나 위성 사업 등에서도 협력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최근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와 한국형 기동 헬기 수리온과 소형 무장 헬기(LAH), 해병대 상륙 공격 헬기 등 제품을 함께 연구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와 국내 최초의 다목적 정지궤도 위성을 개발하기도 했다.
폭슈홍 대표는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국내 설립을 제안한 연구개발(R&D)센터에 대해 “현재 한국의 유수 우주 항공 기업들과 논의하며 개념을 잡는 단계”라며 “한국의 우주항공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으로 인력 공급을 받을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아태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폭슈홍 대표는 “아태 지역에의 상용기 수요가 전 세계 시장의 27%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며 “한국에 향후 60여 대를 추가로 인도할 예정이지만, 이는 충분한 물량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최대의 방위 산업 전시회인 ADEX는 17~22일 경기도 성남에 있는 서울공항에서 35개국, 550여 개 업체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국내에선 대한항공, 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 주요 항공·방산 업체들이 참여한다.
김수민·임주리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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