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엽 “비인간 존재를 상상한다… 이번엔 곰팡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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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를 무기로 한국 문학의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는 김초엽 작가가 두 번째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15만부가 넘게 팔린 첫 장편 '지구 끝의 온실'에서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면 신작 '파견자들'(퍼블리온)에서는 곰팡이라는 존재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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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를 무기로 한국 문학의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는 김초엽 작가가 두 번째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15만부가 넘게 팔린 첫 장편 ‘지구 끝의 온실’에서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면 신작 ‘파견자들’(퍼블리온)에서는 곰팡이라는 존재를 다룬다.
김초엽은 16일 서울 강남구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파견자들’ 출간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그동안 비인간 존재에 대해 써왔다”면서 “2021년에 인간을 이루는 물질과 외부 환경이 어떻게 뒤섞이는지에 대한 글을 하나 발표했는데, 그때 처음으로 균사체를 통해 형성된 지상 생물이라는 아이디어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소설에는 주인공의 뇌 속에 들어온 균사체 ‘쏠’이 나온다. 주인공과 대화를 나누는 ‘쏠’은 자아를 가진 존재처럼 그려진다. 매우 낯설고 새로운 캐릭터다. 김초엽은 “우리는 각자 개별적 존재라고 생각한다. 개체고, 개인이고, 남에 대해 완전하게 이해할 수 없고, 1인칭 시점으로 살아간다. 그게 인간에게 고유한 특성을 부여하지만 동시에 인간성의 한계를 만든다”면서 “인간성의 핵심이라고 할 개체 중심성을 탈피해서 사고할 수 있을까? 그걸 소설을 통해 해보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곰팡이를 모티프로 한 범람체라는 지상 생물체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문학은 다른 세상과 타인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SF는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개체, 로봇이나 인공지능, 심지어 동물이나 식물의 삶을 상상해볼 수 있게 해준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균류나 컴퓨터, 외계인처럼 다른 존재의 삶을 상상하는 게 어차피 한계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세계가 얼마나 작은지, 우리가 감각하는 세계가 얼마나 한계가 많은지 알려준다”고 덧붙였다.
소설은 범람체에 오염된 지상을 떠나 지하도시에 모여사는 인류를 배경으로 한다. ‘범람체’ ‘광증’ ‘늪인’ 등 낯선 조어들이 많다. 이런 낯선 단어들 앞에서 주저하는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게 김초엽의 힘이다.
그는 “낯선 이야기, 긴 이야기를 끌고 가는데 어떻게 하면 독자들이 흥미를 잃지 않을까 기술적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또 “요즘 작가들의 경쟁 대상은 다른 작가들이 아니라 넷플릭스가 된 것 같다”며 “넷플릭스보다 재미있어야 한다. 그래서 고민이 된다”는 말도 했다.
김초엽의 작품들은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하되 희망을 놓치지 않는다. 분투하는 주인공들이 있다. 그는 “SF가 미래를 불안하게 그리는 경우가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를 좀더 낫게 만들어 가기 위한 낙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소설이 남기는 감정이나 여운 중에 가장 좋게 생각하는 건 독자가 이 책을 읽고 현실로 돌아왔을 때 현실에 대해 좀더 나은 마음을 가지게 되고, 세계를 좀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보자는 감정을 품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면 반드시 읽어주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글을 쓴다고 했다. 또 “작품을 쓸 때는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였으면 좋겠고, 책을 덮은 후에 설명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서 “제 독자들은 아마도 그 아름다움을 발견하신 분들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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