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교정 환자, 절반이 '이 부작용' 시달려… 얼마나 심각하길래?

이해나 기자 2023. 10. 1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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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교정을 했던 사람 중 47%가 5년 뒤 잇몸 퇴축 현상을 겪는다. 잇몸 퇴축으로 이 뿌리가 노출된 모습./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단순히 미용 목적을 위해 치아교정을 했다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인 ‘잇몸 퇴축’에 시달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잇몸 퇴축은 치아를 감싸는 잇몸이 점점 줄어들며 내려앉는 것이다. 잇몸이 심하게 퇴축되면 이 시림, 충치, 치아 상실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치주과 이동원 교수는 “치아교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도, 이후 잇몸 퇴축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 인도 치주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치아교정 환자의 5~12%는 교정 이후 부작용으로 잇몸 퇴축을 겪고, 5년 추적 관찰을 했을 때는 무려 47%가 잇몸 퇴축을 겪었다.

◇치아교정 환자 47%, 5년 이내에 잇몸 내려앉아  
잇몸 퇴축은 보통 치아교정이 끝나고 1~2년 사이에 발생한다. 잇몸은 치아 기준으로 안쪽을 설측, 바깥쪽을 협측이라고 불린다. 이동원 교수는 “특히 협측에서 잇몸이 내려앉기 쉽다”며 “협측은 원래 설측보다 내려가 있는데, 교정할 때 치아 이동이 주로 협측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더 잘 퇴축된다”고 말했다. 치아가 이동한 부위에 치조골(치아를 잡고 있는 뼈)이 없다면 잇몸 퇴축 위험은 더 커진다.

잇몸 퇴축으로 인해 제일 흔히 겪는 부작용은 치아 시림이다. 그리고 잇몸이 내려앉아 치아 뿌리가 노출되면 치아 뿌리에 충치가 생기는 치근 우식이 나타난다. 치근 우식은 치아 우식보다 속도가 빠르고, 일반 충치보다 치료가 어렵다. 이외에 손상이 심해 치아 자체를 상실할 수도 있다.

교정으로 인한 잇몸 퇴축 위험을 줄이려면 성인기보다는 소아청소년기에 교정을 하는 것이 좋다. 삼성서울병원 치과교정과 최혜원 교수는 “소아청소년기는 아직 안면골이 성장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때 교정 치료를 시행하면 잇몸 퇴축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성장기에는 잇몸이 두꺼워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잇몸이 바로 낮아질 가능성이 성인기보다 적은 것이다. 이동원 교수는 “다만, 아직 성장 중이라 퇴축을 일으킬 만한 요소를 파악하기가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며 “어린 나이에 교정을 시작하면 치료계획을 꼼꼼히 세워야 하고, 치아 이동량이 많은 교정 치료를 한다면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이를 불문하고, 잇몸 두께나 치조골이 얇은 사람은 치아교정 중에 잇몸 퇴축을 겪을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의료진과 자세한 상담을 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게 필수다. 

◇잇몸 퇴축 심하면 이식수술 고려해야 
잇몸 퇴축은 발견 즉시 병원을 찾아 진행 정도를 파악해 관리 또는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치주과 김근서 교수는 “잇몸 퇴축이 심할수록 그 부분 잇몸 이식 효과가 떨어진다”며 “주변의 잇몸뼈가 같이 녹고 주변 치아들의 잇몸 퇴축이 같이 일어나면 부분적으로만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보통 잇몸이 6~8mm 이상 내려가면 잇몸이식수술(치주성형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잇몸이식수술은 입천장에서 잇몸 조직을 떼서 퇴축이 일어난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정상적인 잇몸 두께는 1mm 이상이기 때문에 두께를 정상 범위로 만드는 것이 수술의 주요 목적이다. 잇몸 두께가 유지돼야 잇몸 높이가 내려가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최근에는 교정 치료를 하기 전 잇몸 퇴축의 위험 요소가 많다는 것이 인지되면 미리 이식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동원 교수는 “이 방식은 치은 증강술인데, 똑같이 입천장의 조직을 이용하지만 그 조직을 잇몸 안에 더 넣어서 잇몸의 성질을 바꾸는 식”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기존의 잇몸이식수술은 노출된 부위를 덮는 느낌이 강하다면, 최근에 나온 치은 증강술은 예방 차원이 강하다”고 말했다. 두 가지 방법 모두 부분 마취로 진행되며 1시간 이내에 끝난다. 환자가 회복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한 달 정도다. 현재 잇몸 퇴축 치료는 노출된 치근의 70%를 성공적으로 덮는다.

잇몸 퇴축을 예방하는 의학적 방법은 없다. 다만 잇몸 두께가 얇거나 이미 퇴축이 시작됐다면 칫솔질을 살살하는 게 도움이 된다. 칫솔질을 세게 해서 잇몸에 무리가 가면 잇몸 퇴축이 앞당겨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칫솔질할 때 이빨 사이에 낀 찌꺼기를 제거하는 데에만 주로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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