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엽 신작 ‘파견자들’...“작법서 다시 뒤적여…가장 재밌게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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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엽 작가가 신작 장편소설 '파견자들(예스24)'로 돌아왔다.
전작 '지구 끝의 온실' 이후 2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16일 서울 강남구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출간간담회에서 그는 "'지구 끝의 온실(2021)'을 쓸 때도 균에 관한 소재를 생각했지만, 관련 자료나 논문이 너무 없어 다음으로 미뤘다"며 "그러던 중 멀린 셸드레이크의 책 '작은 것들이 만든 거대한 세계' 등을 통해 모든 생물이 공생을 원칙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쓰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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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도 미로 문제 잘 푼다는 사실에 주목
“인간 외 존재가 바라보는 세상…인간 인지 확장에 도움돼”
김초엽 작가가 신작 장편소설 ‘파견자들(예스24)’로 돌아왔다. 전작 ‘지구 끝의 온실’ 이후 2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배경은 광증을 퍼뜨리는 아포(芽胞)로 가득한 지상 세계에서 떠밀려 난 인간들이 피난처 삼은 지하 세계다. '파견자'는 지하세계에서 임무를 띠고 지상세계로 파견되는 인물로, 주인공 태린은 황홀한 빛깔의 노을과 밤하늘을 수놓은 별을 동경하며 파견자를 꿈꾼다. 소설은 끝내 지구와 마주한 태린이 지구가 지닌 의외의 모습 속에서 놀라운 진실을 목도한다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전 작품이 그랬듯, 김 작가는 이번에도 인간이 아닌 존재에 천착했다. 이번 대상은 ‘균’이다. 16일 서울 강남구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출간간담회에서 그는 “‘지구 끝의 온실(2021)’을 쓸 때도 균에 관한 소재를 생각했지만, 관련 자료나 논문이 너무 없어 다음으로 미뤘다”며 “그러던 중 멀린 셸드레이크의 책 ‘작은 것들이 만든 거대한 세계’ 등을 통해 모든 생물이 공생을 원칙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쓰게 됐다”고 전했다.
김 작가는 이번 소설을 통해 “곰팡이는 뇌도 없고 지능도 없는 것 같지만, 미로 문제를 풀라고 하면 꽤 잘 푼다”며 “인간이 아닌 생물인 곰팡이가 동물처럼 상상하고 사고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인간이 아닌 다른 생물이 세계를 어떻게 인지하는가란 물음을 통해 인간중심의 한계를 벗어나 보자는 취지다.
인간 외 대상에 초점을 맞추는 SF 장르 관성은 유지하면서 ‘재미’를 더하려고 노력했다. 이전 작품들이 지닌 대중성에 재미 요소를 배가하기 위해 6년 전 작가 데뷔 무렵 훑었던 작법서까지 다시 꺼내 들었다. 김 작가는 “독자가 긴 이야기 속에서 흥미를 잃지 않게 대중성에 신경을 썼다. 계속해서 독자적인 사건이 일어나 독자를 끌고 가는 느낌”이라며 “작법서를 보면서 늘어지는 부분을 많이 쳐냈다. 이전 작품이 정적이란 평을 들어 이번에는 좀 역동적으로 가보려고 했다. 인물의 마음과 인물 간 관계를 깊이 파헤쳤다”고 말했다.
재미를 중시했지만 쉽게 쓰지 않았다. '뉴로브릭' '범람체' 등 생경한 단어가 기존 작품보다 많이 등장한다. 김 작가는 “독자가 SF에 익숙하지 않다는 생각에, 이제껏 낯선 단어를 한 작품에 너무 많이 등장시키지 않으려 했으나 이번에는 과감하게 써보고 싶었다”며 “독자들도 어느 정도 적응해, 이제는 좀 아실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을 읽어야 할 이유에 관해서는 ’인지 확장‘을 꼽았다. 그는 “SF소설 속 상상적 내용이 우리 생활에 무슨 소용이냐고 할 수 있지만, 뭘 알고 뭘 모르는지를 더듬어 보는 것만으로도 인지가 확장된다”며 “인간이 아닌 존재를 상상할 때 감각적으로 굉장히 제한되지만 그럼에도 인지를 확장해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영상화를 고려하냐는 질문에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영상은 주어진 예산 안에서 만들어야 하기에 CG(컴퓨터그래픽)값을 고려하다 보면 상상력을 제한하게 된다”며 “대신 잘 읽히게, 재밌게 쓰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차기작으로는 에세이를 준비 중이다. 그는 “소설에 집중하다 보니 기운이 없다(웃음). 비디오 게임을 좋아하는데, 당분간은 게임에 관한 에세이를 쓸 예정”이라며 “그 과정에서 다른 작품(소설)을 쓸 씨앗들이 생겨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스24 오리지널 콘텐츠로 선출간된 김초엽 신간 소설 ‘파견자들’은 오는 29일까지 예스24와 동네책방에서 우선 판매한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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