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분기 배당 앞두고 기대감…충당금에 '판가름'

이호연 2023. 10. 1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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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당 배당액 전분기와 동일할 듯
연간 배당성향, 지난해 상회 전망
KB(왼쪽부터)·신한·하나·우리금융 본사 전경. ⓒ각 사

4대 금융그룹이 올해 3분기에도 동시에 분기 배당을 진행한다. 올해 초부터 적극적인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책을 시행해 온만큼 분기 배당을 통해 주주환원책 강화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다만 하반기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손충당금 압박은 배당 정책에 변수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개 금융그룹은 이번 달 말 올해 3분기 실적 발표를 진행하면서 분기 배당 규모를 함께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배당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금융권은 큰 문제가 없는 한 분기 배당이 시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사별 3분기 배당액은 분기 배당 정례화에 따라 전분기와 동일하게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1주당 배당액은 각각 ▲KB금융 510원 ▲신한금융 525원 ▲하나금융 600원 ▲우리금융 180원이다. 일부 금융사의 기말 배당액은 3분기와 동일하거나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4대 금융의 올해 연간 1주당 배당액을 ▲KB금융 3400원 ▲신한 2100원 ▲하나 3600원 ▲우리 1100원으로 예상했다. 배당 성향 전망치는 ▲KB금융 26.2% ▲신한 23.1 ▲하나 28.5% ▲우리 28.2%다. 4대 금융의 단순 평균 올해 예상 배당성향은 26.5%로 전년도 25.85% 대비 0.65%포인트(p) 상승했다.

앞서 4대 금융은 중장기적으로 배당정책 목표를 배당성향 30%수준까지 확대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올해도 상반기 순이익 9조원을 달성한 가운데, 배당을 확대하고 자사주를 적극적으로 매입・소각하며 주주환원율도 높여가는 상황이다.

KB금융은 1년 전보다 0.6% 증가한 상반기 3919억원을 배당했다. 1주당 분기 배당액도 지난해 500원에서 올해 510원으로 높였다. 올해 들어서만 6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했다. 지난해 주주환원율은 전년 대비 7%포인트(p) 높은 33%였다.

신한금융은 5465억원을 상반기에 배당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28.5% 증가한 것이다. 1주당 분기 배당액은 400원에서 525원원까지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총 주주환원율은 30%를 달성했는데, 올해도 총 주주환원율 30% 달성을 목표로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1분기 1734억원, 2분기 1728억원 등 상반기 3462억원 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48.4% 증가한 수준이다. 1주당 배당금은 중간배당 800원(중간배당)에서 1200원(분기 배당 600원)으로 늘었다.

우리금융은 전년 대비 19.7% 증가한 상반기 1307억 원 배당을 결정했다. 1주당 배당금은 150원(중간배당)에서 180원(2분기부터 분기 배당)으로 20% 증가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4월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했다.

4대 금융그룹 주당 배당금 추이.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그러나 4대 금융의 주주환원 의지에도 하반기 은행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다. 올해 상반기 4대 금융이 쌓은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3조924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조9966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하반기에도 코로나19 지원 종료 이후 연체율 부실 확대와 고금리 장기화로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악화되 만큼, 잠재손실에 대비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충당금 적립 압박이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손충당금은 손실에 대비하고자 쌓아 둔 적립금으로 실적을 결산할 때 비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은행의 이윤이 줄어들 수 있다. 총주주 환원율이 같아도 이익이 줄어들면 배당규모가 감소할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이 늘어나면 배당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4대 금융은 분기 배당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분기 배당을 정례화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대손충당금 압박까지 충분히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은행권에서는 대체로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13%를 상회해야 주주환원정책에 무리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KB금융의 경우 CET1이 13%를 넘고, 신한의 경우도 12.98% 수준이다. 이같은 곳들은 배당 가능 여력이 크게 감소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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