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뷰" 말에 전 재산 냈는데…'400억 꿀꺽' 옥수동 분양 사기

서울 성동구 옥수동 역세권 아파트를 홍보하며 조합원들을 모집했던 지역주택조합 관계자들이 경찰에 사기 및 배임혐의로 붙잡혔다. 사진은 지역주택조합 측에서 공개한 조감도. [분양 홈페이지 캡처]

서울 성동구 옥수동 일대에 아파트를 짓겠다며 조합원을 모집한 뒤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지역주택조합 관계자들이 사기 및 배임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5일 옥수동 지역주택조합 피해 사기 사건과 관련해 지역주택조합장 A씨 등 2명을 사기 및 배임혐의로 구속하고, 6명은 사기 혐의로 불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해당 지역주택조합은 2017년 “옥수동 일대에 지하 5층, 지상34층 4개동으로 총 592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를 만들겠다”며 조합원을 모집했다. 당시 조합은 ‘옥수역 3분 거리’와 ‘한강뷰’ 등을 내세워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이에 30대 신혼부부 등 조합원 400여명이 각자 수억원대 가입비를 내고 조합에 가입했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뒤늦게 해당 지역이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7층 이상 아파트를 올릴 수 없는 지역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조합원들에 따르면 해당 조합은 사업으로 쓸 필지도 거의 확보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부 조합 관계자들은 사업 비용으로 조합원들에게 받은 금액을 사적으로 사용해 배임 혐의도 적용받았다. 경찰은 총 피해금액을 400여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사업이 무산되면 납부한 분담금 전액을 환불한다는 내용의 ‘안심보장제 보증서’까지 작성했으나 무용지물”이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조합원도 “2017년에 딸아이에게 집을 마련해주지란 희망을 가지고 1억 2000만원 가까운 돈을 납부했다”며 “조합원들이 사기를 당한 것을 알고 억장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신혜연, 이찬규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