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아담' 앞세운 BDS, 기적의 역스윕으로 진짜 낭만 보여주다
[이윤파 기자]
▲ PSG 탈론을 상대로 역스윕을 거둔 뒤 기쁨을 나누는 BDS 선수들 |
ⓒ Team BDS SNS |
BDS의 낭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5일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3 LOL 월드 챔피언십 플레이-인 스테이지 최종진출전에서 Team BDS(아래 BDS)가 PSG Talon(아래 PSG)을 상대로 역스윕을 만들어내며 스위스 스테이지에 진출했다. 이 기적의 중심에는 '아담' 아담 마나네의 필살기 'GOD' 올라프-가렌-다리우스가 있었다.
역사에 남을 월드 챔피언십 명경기, 롤파크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다
플레이-인 스테이지 최종 진출전의 대진이 결정된 이후 많은 사람이 BDS의 승리를 예상했다. 이번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보여준 경기력만 따지면 PSG가 명백히 우위였지만 그래도 LEC 소속의 BDS가 메이저의 품격을 보여줄 거란 예상이었다.
그러나 PSG는 그런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2세트까지 엄청난 경기력으로 BDS를 압도했다. 게다가 지금까지 BDS를 상대한 팀들은 모두 '아담'의 필살기 가다세올(가렌 다리우스 세트 올라프)를 견제했으나 PSG 탈론은 그렇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아담'의 필살기가 풀려도 전혀 문제없다는 뜻이나 마찬가지였다.
한편 '아담'도 가다세올이 아닌 사이온과 레넥톤을 차례로 선보였으나 PSG의 탑솔러 '아지' 황샹치에게 완벽히 밀리며 무색무취한 모습을 보여줬다. 결국 이대로 무난하게 PSG가 3-0 승리를 거두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3세트부터 경기장의 흐름이 달라졌다. 한 세트만 더 지면 탈락하는 절체절명의 순간, 드디어 '아담'이 자신의 필살기이자 이번 대회에서 선보이지 않았던 올라프를 당당히 꺼내 들었다.
물론 3세트 초반에도 '메이플' 황이탕의 사일러스가 맹활약을 펼치며 PSG가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힘든 상황속에서 BDS가 교전 집중력을 발휘하며 서서히 격차를 좁혔다. 그리고 '아담'의 올라프도 계속해서 사일러스와 케이틀린을 마크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그 사이 BDS의 아지르와 카이사가 성장하며 40분간 이어진 장기전을 BDS가 가져갔다.
그리고 4세트, 상대가 잭스를 뽑은 상황에서 '아담'이 WQS에서 선보였던 가렌을 다시 꺼냈다. 본래 잭스의 카운터로 꼽히는 챔피언이고 앞선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만큼 일리 있는 선택이었다.
그리고 '아담'의 선택은 제대로 적중했다. '아담'은 무려 4번의 솔로킬을 기록하며 경기를 완전히 지배했고 그 기세를 몰아 BDS가 26분 만에 경기를 끝내고 2-2의 세트 스코어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번 월드 챔피언십 첫 실버 스크랩스가 롤파크에 울려퍼지며 5세트가 시작됐다. '아담'은 '아지'의 나르를 상대로 다리우스를 선택하며 자신의 필살기를 총동원했다. 그리고 '아담'의 활약은 계속 이어졌다. 라인전 단계에서 나르를 솔로킬 내고, 미드에서 대치하던 '와코' 저우웨이양의 아펠리오스를 점멸 포획 콤보로 잡으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PSG도 좋은 경기 운영과 높은 집중력을 보여주며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반격했다. 결국 경기 시간이 30분이 넘어갔음에도 골드 격차가 거의 없었을 정도로 이날 펼쳐진 경기중 가장 팽팽하고 치열한 흐름이 이어졌다.
결국 승부가 갈린 것은 마지막 한타였다. 난전 상황에서 '셰오' 테오 보릴레의 마오카이와 '아담'의 다리우스가 '와코'의 아펠리오스를 처치한 것을 시작으로 상대 챔피언을 모두 제압하며 그대로 넥서스를 파괴했다. 소년만화와 같은 기적의 역스윕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메타를 초월한 '아담'의 만 번 깎은 가다세올
'누크' 일리아스 비즈리켄과 '크라우니' 유쉬 마루시치도 좋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이번 시리즈의 MVP는 단연 '아담'이었다. 팀이 2-0으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아무도 쓰지 않는 자신만의 무기를 꺼내며 3-2로 역전시키는 플레이는 오직 '아담'만이 가능하다. 팬들을 울고 웃게 만드는 진정한 '슈퍼스타'의 모습이었다.
이번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아담'의 가다세올은 알고도 막지 못하는 재해 수준이었다. WQS까지 포함하면 7승 0패로 승률 100%를 기록했다. 반면 가다세올이 아닌 챔피언을 사용했을 때는 4승 4패 승률 50%를 기록했다.
'아담'은 이날 경기 1세트와 2세트에서도 각각 사이온과 레넥톤을 플레이했다. 사이온은 이론상 상대 케넨을 상대하기 좋고, 레넥톤은 현 메타 1티어로 취급받는 챔피언이었다. 하지만 '아담'과는 맞지 않는 픽이었고 경기 내에서도 무색무취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서 '아담'은 생각을 바꿨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기보다 자신이 잘하고 익숙한 것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경기 후 '아담'의 인터뷰에 따르면 본인이 직접 코치에게 "저의 챔피언을 하겠다"고 어필했고, 결국 자기 자신을 믿은 '아담'의 과감한 결단이 빛을 발했다.
결국 사파픽 취급 받는 가다세올이 '아담'에게는 딱 맞는 옷이었다. 결국 오늘 아담이 증명했다. 억지로 메타픽을 하기보다는 자신이 잘하고 자신 있는 챔피언으로 승부하는 것이 좋다는 사실을 말이다.
모든 구단이 승리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을 찾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메타가 형성되고, 그 메타를 잘 소화하는 팀이 강팀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BDS는 메타를 따라가는 능력이 부족한 것을 인정하고 독자적인 방법으로 승리를 쟁취했다. 이런 모습은 많은 게이머들과 팬들에게 큰 희열과 낭만을 느끼게 했다.
BDS는 이번 승리로 고대하던 스위스 스테이지에 진출하게 됐다. 그리고 운명의 장난처럼 현재 세계 최고의 팀이라 불리는 LPL의 JDG를 상대하게 됐다.
하지만 아담은 오히려 징동의 탑솔러 '369' 바이자하오를 향해 "369는 내 점프를 두려워해야 할 것"이라는 말을 남기며 자신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자신감을 가지고 남은 월드 챔피언십 일정에서도 BDS가 본인들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특색있는 게임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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