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의존도 낮추는 신세계백화점…신세계 강남점, 15년 만 식품관 리뉴얼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나건웅 매경이코노미 기자(wasabi@mk.co.kr) 2023. 10. 1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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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DB)
이마트와 함께 신세계그룹 양대축을 이루고 있는 신세계백화점 인사에서도 ‘통합’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박주형 신임 대표가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를 겸직하면서다. 박 대표는 전략·기획통으로 MD 역량 제고에 주력한 손영식 전 대표와 결을 달리한다. 박 대표가 그간 쌓은 개발 관련 경험과 노하우가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는 백화점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대표 인사뿐 아니라 후속 임원 인사도 업계 관심을 집중시켰다. 장수진 신세계백화점 신임 상품본부장이 주인공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인사에서 MD 전략 담당 겸 분더샵 담당으로 있던 장 상무보를 상무로 승진시킨 후 상품본부장 자리에 앉혔다. 상품본부장은 지금까지 부사장급 임원에게만 주어졌던 직책이다. 백화점 입점 브랜드 선정부터 점포 위치와 기획, 상품 등 사업 전반을 관리하는 중책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물론 기업 내부에서까지 상당히 파격적인 인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룹 수뇌부가 안정보다는 혁신을 더 중요시하고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장 상무는 신세계가 업계 최초로 만든 편집숍 ‘분더샵’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견인한 공을 높이 평가받았다”며 “핵심 직책인 상품본부장 인사를 연공서열이 아닌 실력 위주로 결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명품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던 손영식 전임 대표를 내보냈다는 점이다. 최근 지지부진한 명품 매출은 신세계백화점 실적 악화 주요인 중 하나다. 지난해 1분기 30%에 달했던 신세계백화점 명품 매출 성장률은 올해 2분기에는 1%에 그쳤다. 신세계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5%가 넘는 상황에서 매출 정체는 실적에 치명적이다. 이번 수장 교체를 통해 명품에 치우쳐 있던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 구조 다각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략기획 전문가인 박 대표는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를 겸직하면서 백화점 사업과 시너지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백화점 사업과 부동산 임대업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세계는 오프라인 매장 혁신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국내 매출 1위 백화점이자 한국에서 명품이 가장 많이 팔리는 백화점으로 유명한 ‘신세계 강남점’의 변신 노력은 상징적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강남점 지하 1층 식품관을 리뉴얼하는 공사에 들어갔다. 현재 영업면적 2200여평에서 6000평이 넘는 국내 최대 규모 식품관으로 재탄생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4400평)이나 현대백화점 판교(4000평)보다 2000평 가까이 크다. 기존 면세점 공간에는 국내 최대 수준 와인 전문관과 프리미엄 푸드홀이 들어설 예정이다.

올해 2월 신세계 센텀시티 지하 2층에 문을 연 영패션 전문관 ‘하이퍼그라운드’도 같은 맥락이다. 2700여평 규모로 단일 면적 기준 국내 최대 규모 영패션 전문관이다. 명품 브랜드 대신 이미스, 포터리, 인스턴트펑크 등 MZ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를 대거 유치했다. 전체 47개 브랜드 중 절반에 가까운 20개 브랜드를 지역 단독 신규 브랜드로 채워넣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강남점 식품관뿐 아니라 골프·스포츠 등 각종 전문관을 늘리는 등 명품 의존도를 줄이고 오프라인 점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9호 (2023.10.11~2023.10.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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