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역대 첫 신용등급 강등 위기…부도위험 10년만 최고

권해영 2023. 10. 1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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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의 국가부도위험이 치솟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군 투입 초읽기에 들어가는 등 하마스와의 무력 충돌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국가부도위험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텔아비브 소재 이스라엘 은행인 뱅크 하포아림은 이번 무력충돌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최소 270억셰켈(약 9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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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여파로 경제적 손실 최소 9兆
CDS 프리미엄 106.69bp
무디스 "충돌 지속되면 정부 회복력도 위태"
전쟁자금 충당 위해 재정지출 급증 불가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의 국가부도위험이 치솟고 있다. 이번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만 최소 9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면서 재정지출과 나랏빚도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결과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무디스는 역대 처음으로 이스라엘의 신용등급 강등을 검토하고 나섰다.

15일(현지시간) 글로벌 금융시장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국가부도위험을 뜻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5년물 기준 106.96bp(10월13일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2013년 11월 이후 10년 만에 사상 최고 수준이다.

하마스가 지난 7일 이스라엘을 침공하기 직전인 6일만 해도 이스라엘의 CDS 프리미엄은 58.19bp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하마스의 침공 이후 10일 하루에만 30bp 넘게 수직 상승했고, 지난 12일에는 100bp를 처음 돌파했다. 이는 이스라엘보다 국가 신용등급이 3단계 낮은 페루의 CDS 프리미엄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군 투입 초읽기에 들어가는 등 하마스와의 무력 충돌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국가부도위험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란, 레바논 등 중동 지역으로 전쟁이 확산될 조짐이 나타나면서 지정학적 불안도 고조되는 상황이다.

무디스는 이스라엘의 신용등급을 하향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무디스는 "최근 적대행위로 인한 광범위한 신용위험을 계속 평가하고 있다"며 "충돌이 지속되면 이스라엘 정부의 회복력도 위태로운 상태에 놓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의 현재 국가신용등급은 'A1'이며 등급전망은 '안정적'이다. 무디스는 지난 13일로 예정됐던 신용등급 검토 일정을 연기 한 바 있다.

향후 무디스가 이스라엘의 신용등급을 강등한다면 이는 역대 최초가 된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여러 차례의 무력 충돌과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으면서도 신용등급이 강등된 적이 없다. 블룸버그 통신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사법개혁으로 빚어진 정치적 혼란에 이번 전쟁까지 겹치면서 이스라엘의 국가신용등급이 처음으로 하향될 위기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면 이스라엘 정부의 자금조달 비용도 치솟을 전망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이스라엘의 재정 지출 급증은 불가피하다. 독일 은행인 도이체방크 AG는 미국이 대(對)이스라엘 지원을 확대할수록 이스라엘 정부도 추가 지출을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정부 세수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이스라엘 정부는 전쟁 이후 2억달러(약 2700억원)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다.

이스라엘의 경제적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텔아비브 소재 이스라엘 은행인 뱅크 하포아림은 이번 무력충돌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최소 270억셰켈(약 9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우려가 커지자 이스라엘 정부와 통화당국은 전쟁으로 인한 금융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 측은 공공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60%로 상대적으로 높지 않고, 재정적자도 GDP의 2%라 향후 국방비 지출을 늘릴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미르 야론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는 "모든 전쟁은 금융시장 영향을 포함해 상당한 경제적 여파를 미친다. 최전선에 있는 예비군과 대피소에 있는 민간인이 매우 많아 실물경제에 대한 영향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적절한 예산 조정을 통해 관리 가능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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