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보좌 조직 ‘전략실’ 뜨고… 먹거리 발굴 ‘혁신추진단’ 와해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나건웅 매경이코노미 기자(wasabi@mk.co.kr) 2023. 10. 1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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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채양 이마트 신임 대표가 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 편의점 대표를 겸임하게 되면서 지역·상권에 따른 ‘맞춤형 출점’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올해 6월 이마트에서 전환된 이마트에브리데이 이수점. (신세계그룹 제공)
이번 신세계그룹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이명희 회장 경고와 전략실 귀환이라고 재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오너 경영인 신뢰가 두텁던 전문경영인이 사실상 경질되고 그 빈자리를 그룹 전략실 출신 인사들이 채웠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은 크게 주력 계열사 ㈜신세계와 종속기업이 속한 백화점부문과 이마트와 종속기업이 포진한 이마트부문으로 구분된다. 그룹 전략실은 최상단에서 이마트와 ㈜신세계 간 가교 역할을 수행하며 그룹 차원의 큰 그림을 그린다.

전략실은 과거 삼성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 과정에서 탄생한 경영지원실이 모태다. 경영지원실 → 경영전략실 → 전략실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현재 전략실 산하에는 ▲재무본부 ▲지원본부 ▲브랜드본부 등이 편재돼 있다. 전략실장은 권혁구 사장으로 올 초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돼 임기가 오는 2026년 3월까지로 연장됐고 이번 인사에서도 자리를 지켰다.

한채양 이마트 신임 대표이사와 신세계 신임 대표로 발탁된 박주형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 모두 전략실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다. 한채양 대표는 2001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경영관리팀 과장을 시작으로 2013년 전략실 관리팀 상무, 2018년 전략실 관리 총괄 부사장을 거쳤다. 박주형 대표는 1985년 신세계 인사과로 입사해 2002년 경영지원실 상무보, 2011년 이마트부문 전략경영본부장 부사장 등을 맡았다.

사장급 외에 전략실 재무본부장을 맡던 허병훈 부사장이 주력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 지원본부장으로 이동한 것도 눈에 띈다. 전략실 새 재무본부장으로는 SSG닷컴으로 자리를 옮겼던 신동우 상무가 복귀해 맡는 것으로 정리됐다. 부사장급이 맡던 자리에 상무급이 와 재무본부는 다소 힘이 빠진 것 아니냐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전략실 출신 그룹 중역이 주요 보직을 줄줄이 맡는 과정에서 ‘젊은 피’ 수혈을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그룹에서 전략실의 귀환이 갖는 의미는 간단치 않다. 신세계그룹은 재계에서도 다소 독특한 경영 체제를 갖춘 곳이다. 이명희 회장을 필두로 그의 자녀인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총괄사장 모두 그룹에서 직책을 맡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오너 일가 누구도 어느 계열사에도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특히 전략실은 이명희 회장 직속 조직으로 이 회장은 전략실을 지렛대 삼아 그룹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이번 인사에서 이명희 회장이 전권을 행사했다는 세간의 평가가 나오는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

반면, 미래 먹거리 구상 특명으로 올 초 신세계에 설립됐던 미래혁신추진단은 출범 1년도 안 돼 간판을 내리게 됐다. 신세계그룹은 전략 기능 강화를 위해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와 별도로 미래혁신추진단을 뒀다. 그러나 추진단을 이끌던 이길한 대표가 이번 인사에서 그룹을 떠나 조직 자체가 사실상 와해됐다. 신사업 발굴 업무는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로 이관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기 민감성이 높은 유통업 특성상 신세계그룹은 당분간 신사업과 투자보다는 수익과 관리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 봤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9호 (2023.10.11~2023.10.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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