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회 “미적분·기하 뺀 수능, 과학기술 경쟁력 악화”

서울 용산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2021년 11월 18일 수험생이 대학수학능력시험 1교시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국민일보 DB

대한수학회가 2028학년도 대학입시 제도 개편에 따라 미적분Ⅱ와 기하를 제외하면 이과 계열 대학의 교육 기반을 무너뜨려 과학기술 국가경쟁력이 악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수학회는 16일 성명서에서 “개편안은 문과 계열을 지원하는 학생들만 고려한 시안”이라며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이과 계열 학생들이 미적분Ⅱ와 기하를 선택하도록 수정할 것을 교육부에 촉구했다.

수학회는 정부의 2028학년도 대학입시 제도 개편이 수능의 근간인 학생의 역량 평가를 놓치고 있으며, 이과 계열 진학에 필요한 소양을 없애는 방안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문·이과의 유불리를 해소할 목적을 설명하고 있지만, 수학회는 선택형 교육과정과 수능 조화 실패로 빚어진 문제라고 주장했다.

수학회는 미적분Ⅱ와 기하로 구성된 ‘심화 수학’을 선택과목으로 추가하는 검토안에 대해서도 “신설 여부를 논의할 게 아니라 학생 선발의 주요 지표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학회는 “어려운 과목을 수능에서 빼야 고등학생들이 행복해진다는 단편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학습에 가장 적합한 시기에 어려운 과목을 기피하고 쉬운 과목만 반복 학습으로 소비하며 정작 필요한 수학적 역량을 갖추지 못한 채 대학에서 고교 내용 보완 과정을 겪어야 하는 이과 계열 대학생들의 불합리한 상황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앞서 종로학원이 지난 15일 중학교 2학년생 이하 학부모 969명, 중학교 3학년생 학부모 116명 등 108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9.8%가 대입 개편에서 가장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되는 과목을 수학으로 지목했다.

학부모들은 2028학년도 수능에서 탐구영역이 고등학교 1학년 과목인 통합사회·통합과학으로 바뀌면 난도가 낮아져 상대적으로 수학·국어의 변별력이 중요할 것으로 봤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