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당이 주도적 역할"…與, 임명직 당직자 전원 물갈이

이현주 2023. 10. 1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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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직 최고 김예지·사무총장 이만희 등
수도권 위주 계파색 옅은 인물 전진배치
'김기현 2기'로 내분 일단 봉합

국민의힘이 16일 지명직 최고위원에 김예지 비례대표 의원을 임명했다. 또 재선의 이만희 의원(경북 영천시청도군)을 신임 사무총장에, 정책위원장에는 유의동 의원을 임명했다. 지난 11일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인해 최근 주요 임명직 당직자들이 전원 사퇴한데 따른 후속 인선으로, 당내 주류였던 친윤(친윤석열)계 대신 당내 계파색이 옅고 수도권 지역 인사들을 전진 배치한 것이다. 김기현 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질서 있는 변화'를 내세워 보궐선거 참패 로 인해 내분을 빠르게 봉합하는 시도인데, 내홍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왼쪽부터) 김예지 의원, 이만희 의원, 유의동 의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이같은 주요 당직자 인선을 의결했다. 김기현 2기 주요 당직의 핵심인 신임 사무총장에는 경찰대를 나와 경기지방경찰청장 등을 지낸 이 의원이다. 김기현 대표 체제 출범 후 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을 맡아 왔다. 이 사무총장은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의 수행단장을 지내는 등 친윤계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명직 최고위원은 김예지 비례대표 의원이 낙점됐다. 시각장애인인 김 의원은 여성, 청년 등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활동에 앞장서 왔다. 대선 당시 유승민 후보 '희망캠프'에서 '수석 쓴소리꾼'으로 영입됐으며 장애인 정책 등을 담당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정책위의장에는 유의동(경기 평택시을) 의원이 이날 오전 화상 의원총회 추인을 거쳐 임명됐다. 유 신임 정책위의장은 비윤(비윤석열)계로 분류되지만, 김기현 대표의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을 역임했다. 조직부총장에는 함경우 경기 광주시 당협위원장, 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원장에는 경기도 재선인 김성원(경기 동두천시연천군) 의원이 임명됐다. 수석대변인은 강원 원주갑 초선 박정하 의원이, 선임 대변인은 현재 대변인을 맡은 윤희석 전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이 각각 맡기로 했다. 김 대표는 이번 인선을 발표하면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는 우리 당이 변해야 한다고 하는 민심의 죽비였다"면서 "절박한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을 통해 당의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김 대표는 이날 '3대 혁신 방향과 6대 실천 과제'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국민들께서 어느 때보다 우리 당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계신만큼 대략적인 혁신의 방향성에 대해 늦지 않게 설명해 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면서 3대 혁신 방향으로 ▲서민 친화형 국정 운영 ▲민심 부합형 인물 공천 ▲도덕성과 책임성 강화를 꼽았다. 6대 실천 과제로는 혁신기구 출범과 총선 준비기구 조기 출범, 인재영입위원회 별도 구성, 당정대 관계 개선, 당내 소통 강화, 인적 쇄신 등을 내세웠다.

김 대표는 혁신위에 대해 "국민의힘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당의 전략, 메시지, 정책, 홍보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해 혁신하도록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했다. 또 지적이 잇달았던 당과 대통령실간 관계에 대해 "당정대 관계에 있어서 당이 민심을 전달해 반영하는 주도적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기본적으로 현안에 대해 사전에 긴밀히 조율하는 방식으로 당정대가 엇박자 내지 않도록 하되 그럼에도 민심과 동떨어지는 사안이 생기면 그 시정을 적극적으로 요구해 관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내 소통을 강화해 원외위원장 등 각 지역 지도층의 의견도 듣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주요 당직 인선을 계기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당내 책임론 진화에 나섰지만, 내분 불씨는 여전히 남았다. 대통령실과 여당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할 경우 당내 수도권 위기론은 또다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은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탕평인사라고 하는데 지금 사람(만) 바꿔서 될 일인가. 당이 아니라 지금 기조의 변화, 정책의 변화 그리고 삼권분립 그 부분을 지키라는 것이 국민들의 말씀"이라면서 "국민들한테 손실보상금 문제, 여성가족부에 대해서 했던 말, 잼버리, 이념 논쟁 하나라도 사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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