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개 컨테이너 담긴 北 무기…우크라 전쟁 양상 바꾸나

장희준 2023. 10. 1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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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북러 무기거래 정황' 위성사진 공개
北, 언급없이 日 미사일 역량 강화 비난
한미일, '추가제재' 등 대응책 검토할 듯

미국이 북·러 무기거래 정황이 담긴 위성사진을 공개한 가운데 북한이 러시아에 넘긴 1000개 분량의 컨테이너 박스에 담긴 군사장비가 우크라이나 전쟁 양상을 뒤집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미·일 3국은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통해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비롯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16일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북한이 러시아로 보낸 컨테이너 1000개에 군사 장비가 담긴 것이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 전쟁 양상을 뒤집고도 남을 양"이라고 전했다. 세계 최강의 핵무장 국가인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유럽연합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인해 2년 가까이 고전 중이다. 이번에 북러간 대규모 무기거래로 인해 장기화된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북한이 컨테이너 1000개가 넘는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러시아에 제공했다"며 북러의 '무기거래 장소'로 지목된 나진항 부두에서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모습이 담긴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미 NSC가 공개한 3장의 사진 중 하나는 9월 8일 북한 나진항 부두에 20피트(ft) 컨테이너 약 300개가 쌓여있는 모습이다. 9월 12일 촬영된 사진에는 약 300개의 컨테이너를 싣고 온 러시아 국적 선박 앙가라호가 러시아 동부 두나이항에 정박해 있다. 10월 1일 사진에는 컨테이너를 실은 열차가 러시아 티호레츠크에 있는 탄약고에 도착했다. 탄약고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290km 떨어져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북한이 나진항을 통해 러시아에 컨테이너 1000개 이상 분량의 군사장비 및 탄약을 제공했다면서, 미국 정부가 공개한 위성사진. [사진제공=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미국의 이번 발표는 '북한의 모든 무기와 관련 물자 수출을 금지하고 모든 국가들이 자국 선박을 사용해 북한으로부터 무기와 관련 물자를 조달받는 것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1874호 위반이다. 정부는 북·러 군사협력 우려가 커진 뒤로 '독자 제재'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온 만큼, 이날부터 이틀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제재 카드를 포함한 3자 공조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우크라이나 도시를 공격하고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살해하는 데 사용할 무기를 러시아에 제공한 북한을 규탄한다”며 앞으로 북러 무기 거래를 돕는 이들을 추가로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을 포함한 우방국과의 긴밀한 공조 하에 북·러 무기거래를 비롯한 군사협력 동향을 지속적으로 주시하면서 추가 조치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 동향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북러 무기거래 정황에 대한 미 국무부 발표에 대한 언급 없이 일본의 미사일 역량 강화 시도를 비판하며 맞불을 놨다. 한반도 일대 긴장의 책임을 외부로 돌리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논평에서 최근 일본의 장거리 미사일 조기 배치 추진을 언급하며 "일본의 오만한 선택은 안전에 대한 새로운 도전들을 산생시킬 것이며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의 긴장 상태를 더욱 격화시키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일본의 재침, 전쟁국가 일본은 허구가 아니라 실체이며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은 지난 10일 당초 2026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를 목표로 추진해온 자국산 장사정 미사일 배치 개시를 앞당길 수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한미일 3국이 연계된 일본의 군사적 행보를 조목조목 거론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먼저 기하라 방위상이 지난 4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을 만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도입 계획'을 1년 앞당기는 데 합의한 점을 거론하며 "재침을 위한 일본의 움직임이 매우 엄중한 단계에 들어섰다"고 우려했다.

올해 8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3자 군사훈련에 대해서도 "일본 자위대가 유사시 조선전선에 투입될 수 있는 '합법적인 명분', 조선반도에 대한 입장권(을 내준 셈)"이라고 비난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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