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보다 마약류 처방 많은 동네병원들… 주범은 강남구에?

신은진 기자 2023. 10. 16.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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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병원이라 불리는 '빅5'(서울대병원, 세브란스 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보다 마약류 의약품을 더 많이 처방하는 동네 병원이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클럽범죄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한 곳은 대부분 강남구에 있는 의료기관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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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병원이라 불리는 '빅5'(서울대병원, 세브란스 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보다 마약류 의약품을 더 많이 처방하는 동네 병원이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클럽범죄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한 곳은 대부분 강남구에 있는 의료기관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출받은 '2022년도 마약류 처방량 상위 30개 의료기관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마약류를 많이 처방하는 30개 의료기관 중 10개는 동네 병원, 즉, 의원급 의료기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류 처방량 상위 5위 안에 2개 기관이 의원급 의료기관이었으며, 특히 대구 달서구에 있는 의원은 국내 마약류 처방량 1위를 차지하며, '빅5' 병원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마약류를 처방했음이 드러났다.

마약류 처방량 상위 1위 기관의 1인당 평균 처방량은 충격적인 수준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마약류를 가장 많이 처방한 대구 달서구 의원의 경우, 환자 1명에게 평균 697개의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했다. 이 병원은 식욕억제제 처방수도 1위였고, 그 수가 3만 1803명이었다. 이 의료기관은 환자들에게 식욕억제제 1186만개 외에도 다른 마약류도 1030만개도 추가로 처방했다.

2022년도 마약류 처방량 상위 30개 의료기관 현황 /식약처 자료 백종헌 의원실 재구성
다만, 클럽 내 성폭력 사건 등에 불법 사용돼 소위 '클럽마약'이라 불리는 케타민 등은 대부분 강남구에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처방됐다. 최근 유명 배우가 상습투약하다가 적발된 의료용 마약류 케타민의 서울시 내 의원 처방량 80%가 강남구 내 의원에서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2023년 6월까지 서울시와 강남구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으로 의료용 마약류 처방량을 비교했을 때, 케타민은 76%, 프로포폴은 44%, 펜타닐(주사제 외)은 31%가 강남구 소재 의원에서 집중적으로 처방됐다. 케타민의 처방 현황을 살펴보면 최근 3년 6개월간 강남구 소재 의원에서 약 78만명의 환자가 케타민을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국 의원에서 케타민 처방환자가 142만명, 서울시 내 의원에서 106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 환자가 강남구에 몰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기간 프로포폴의 경우 강남구 소재 의원에서 처방받은 환자 수가 218만명, 처방량이 504만개에 달했다. 이는 서울시 내 의원에서 프로포폴을 처방받은 전체 환자 수의 34%에 달하며, 처방량 대비해서는 44%에 달하는 수준이다.

주사제를 제외한 펜타닐도 강남구 소재 의원에서의 처방 쏠림 현상이 도드라졌다. 같은 기간 강남구 소재 의원에서 펜타닐을 처방받은 환자 수는 1328명, 처방량은 6만1416개로 이는 서울시 내 의원의 전체 처방환자 수 대비 26%, 전체 처방량 대비 31%이다.

이에 백종헌 의원은 “식약처는 과다처방을 방지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시스템이 부재하다"며 "식약처는 강력한 대책과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영석 의원도 “서울시에서 처방된 케타민의 80%가 강남구에 있는데 대체 정부는 지금 어디서 ‘마약과의 전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비교했음에도 의료용 마약류 처방의 강남구 쏠림 현상이 이토록 심한 만큼, 철저히 관리하고 감시하여 특정 지역이 마약 화수분 역할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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