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기구 빠진 휴대폰 주우려다 추락…강남 한복판 사망사고

방제일 2023. 10. 1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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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에서 떨어진 휴대전화를 주우려던 40대 남성이 지하 5층 깊이의 환기구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6일 수서경찰서, 채널A 등에 따르면 11일 저녁 11시께 서울 강남구에서 40대 남성이 떨어진 휴대전화를 주우려다 인도 옆 환기구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4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에서는 16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치는 환기구 추락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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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사고 이전 생긴 환기구 규정 적용 안돼

서울 강남에서 떨어진 휴대전화를 주우려던 40대 남성이 지하 5층 깊이의 환기구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6일 수서경찰서, 채널A 등에 따르면 11일 저녁 11시께 서울 강남구에서 40대 남성이 떨어진 휴대전화를 주우려다 인도 옆 환기구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지하철 명동역 4번 출구 앞 인도.

해당 환기구는 지하 5층 깊이였다. 이 남성은 다음날 오후 5시께야 인근 건물 경비원에 의해 발견됐다. 경비원은 "환기구 아래로 희미한 물체가 보인다"며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발견 당시 A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곧바로 경찰과 소방이 출동해 지하 5층 기계식 주차장 바닥에서 남성을 찾았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 인근 폐쇄회로(CC)TV 화면을 확인한 결과 경찰은 당시 술을 마셨던 A씨가 환기구에 휴대전화를 떨어뜨린 뒤 이를 꺼내려고 환기구 덮개를 열었다가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자세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환기구 규정과 지침 놓고 정부와 지자체 간 '엇박자'

서울 지하철 경복궁역 3번 출구로 이어지는 인도. 지하철 환기구 시설물이 인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시민들이 그 위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아시아경제]

2014년 판교 환기구 추락사고 이후 9년이 지났지만, 환기구 규정과 지침을 놓고 정부와 지자체 간 엇박자가 나면서 여전히 시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4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에서는 16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치는 환기구 추락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후 환기구 높이가 2m 미만일 경우 접근 차단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는 규칙이 생겼다. 그러나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환기구는 2015년 이전에 만들어진 곳이라 해당 규정이 적용되지 않은 상태였다.

'건축물의 설비기준 등에 관한 규칙' 중 환기구의 안전기준 또한 국토부의 가이드라인이 반영돼 있다. 환기구는 보행자와 건축물 이용자의 안전이 확보되도록 바닥으로부터 2m 이상 높이에 설치해야 한다.

안전사고 위험 때문에 환기구 위로 올라가거나 접근하는 게 어렵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정작 일선 지자체들은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아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몇몇 환기구는 버스정류장 바로 옆에 지면형 환기구가 붙어있어 출퇴근 시간이면 환기구 위를 지나다니는 시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 환기구 위에는 철로 된 그물망이 설치돼 있으며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깊은 곳은 바닥까지 10여m가 넘는 곳이 많다. 그물망 위에 하중이 실릴 경우 추락위험 또한 높기에 환기구 위를 지날 때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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