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흥행이 제시한 자멸 중인 한국 영화의 돌파구 [D:영화 뷰]

류지윤 2023. 10. 1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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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시장에 이어 추석 극장가도 기대작들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추석부터 개천절까지 무려 6일이라는 '황금연휴'가 이어졌지만 현재까지 송강호의 '거미집'은 30만, 하정우의 '1947 보스톤'은 91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추석 연휴 동안 '천박사', '1947 보스톤', '거미집'의 세 작품의 총 관객수는 251만 49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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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개봉 후 박스오피스 정상 수성, 120만 돌파

여름 시장에 이어 추석 극장가도 기대작들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추석부터 개천절까지 무려 6일이라는 '황금연휴'가 이어졌지만 현재까지 송강호의 '거미집'은 30만, 하정우의 '1947 보스톤'은 91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각가 손익분기점은 200만, 450만 명이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만이 100만 돌파에 이어 185만 관객을 끌어모으며 손익분기점인 240만을 향해가고 있다.

쟁쟁한 세 작품이 한 날에 동시 개봉하다 보니, 관객 나눠먹기가 예상됐지만, 극장을 찾는 관객 수 자체가 줄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추석 연휴 동안 '천박사', '1947 보스톤', '거미집'의 세 작품의 총 관객수는 251만 499명이다. 이는 지난해 9월 9일부터 12일, 대체 공휴일을 포함한 추석 연휴에 '공조2: 인터내셔날'의 한 편의 관객수 283만 2051명보다 저조한 수치다. 전체 관객수 역시 311만 3182명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는 더 짧았지만 373만 3024명이 극장을 찾았다.

기대작들이 관객들의 외면을 받으며 쓰러지는 사이, 한 주 늦게 출격한 강하늘‧정소민 주연의 '30일'이 박스오피스 1위로 등장해 개봉 12일째 100만 돌파에 성공했다. 엄정화 주연의 '화려한 그녀', 송중기 주연의 '화란'이 와도 박스오피스 왕좌를 내누지 않고 있다.

'30일'은 연기력을 떠나 송강호, 하정우, 강동원이 충무로에서 흥행을 거듭해오던 배우들에 비해 티켓파워가 약하다고 인식된 강하늘과 정소민 주연, 60억 원 제작비로 최약체로 꼽혔지만 뚜껑을 연 레이스의 승자가 됐다.

'30일'은 서로의 지질함과 똘기를 견디다 못해 마침내 완벽하게 남남이 되기 직전 동반 기억상실증에 걸려버린 정열(강하늘 분)과 나라(정소민 분)의 코미디로, 클리셰를 비트는 신선한 재미와 강하늘, 정소민의 코믹 케미스트리에 대한 높은 만족도로 입소문을 탔다. 이에 개봉 주보다 2주 차 주말에 관객이 더 몰리는 흥행 추세를 보였다. '30일'의 흥행 이유로는 1020 젊은 세대들이 볼 만한 영화가 없는 틈을 '30일'이 메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영화의 첫인상으로 판단되는 배우들 역시 송강호, 하정우는 대중적으로 유명한 배우들이지만, 젊은 세대들이 원하는 스타 배우는 아니라는 의견이다.

무엇보다 '30일'의 참신한 시나리오와 연출이 바탕이 됐다. 로맨틱 코미디가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전개 방식을, 이혼 위기의 부부와 기억상실증이라는 장치로, 우리가 그동안 봐왔던 이야기를 남대중 감독만의 화법으로 보여줬다. 이는 충무로의 젊은 감독의 기지와 센스가 시대의 흐름과 맞닿았다는 평이다.

'30일'이 오랜 만에 한국 영화에 단비를 뿌렸지만 아직 근심은 짙다. 올해 상반기 한국 영화 매출액 2122억 원으로 지난해 2256억과 비교해 5.9% 감소했으며 팬데믹 이전 3929억 원의 반절 수준이다. 연말 개봉작들이 차례대로 일정을 발표하고 있지만 흥행을 장담할 수 없어 고민이 깊다.

한 영화 관계자는 "요즘 극장에서 영화적 체험을 할 수 있는 작품들 위주로 소비되는 경향이 있지만, '30일'은 OTT에서 봐도 무방한 영화다. 결국 좋은 작품은 관객들을 찾아가게 돼 있다는 걸 보여줬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것은 '현재의 좋은 작품, 잘 만드는 기준이 무엇인가'이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아는 스타 배우들을 고용해 100억 이상의 영화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리스크가 큰 작업이 됐다. 대작 한 편보다 중소 규모의 영화를 여러 편 만들어 새로운 배우, 새로운 장르를 발굴해 관객들의 취향을 찾아내는 시도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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