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스라엘 가자지구 점령은 큰 실수”

전웅빈 2023. 10. 1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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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행정부가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 해결을 위해 이스라엘을 압박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팔레스타인인, 특히 가자지구 주민에게 시급히 필요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노력을 포함해 중동의 인도주의적 문제에 대처하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의 최우선 순위"라고 강조했다.

가자지구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한 미국 대응은 이스라엘군의 지상전이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를 발생시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중동 국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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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을 “큰 실수”라고 밝혔다. 테러 단체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인들을 구분하며 팔레스타인 국가가 필요하다고 두 국가 해법을 재확인했다.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 해결을 위한 대이스라엘 압박도 강화했다. 이스라엘 반격의 정당성을 확보하면서도 확전을 막으려는 외교적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CBS방송 인터뷰에서 ‘현시점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큰 실수라고 생각한다. 내가 보기에 하마스와 하마스의 극단적인 세력이 팔레스타인 주민 전체를 대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가자를 다시 점령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가 완전히 제거돼야 한다고 여기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지만, “팔레스타인 당국이 필요하다. 팔레스타인 국가로 가는 길이 필요하다”고 두 국가 해법을 강조했다. 이어 “내 생각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사람들 대다수가 하마스나 헤즈볼라의 견해를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전면 포위 공격에 동의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이스라엘이 전쟁법에 따라 행동할 것을 확신한다. 민주주의 국가가 지키는 표준이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제 휴전할 시간이냐는 질문에 “이스라엘은 홀로코스트만큼 심각한 야만적 행위에 연루된 사람들을 쫓고 있다. 그들은 하마스를 뒤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민간인 뒤에 숨어 있다. 이스라엘은 무고한 민간인의 살해를 피하기 위해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도 “우리는 팔레스타인인의 압도적 다수가 하마스의 끔찍한 공격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그 결과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며 “인도적 지원이 가자지구의 민간인들에게 도달하고, 충돌의 확대를 피하기 위해 지역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적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과 헤즈볼라를 향해 전쟁에 참여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또 “이란은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계속 지원해 왔지만 그들이 공격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줬느냐에 대한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참전 가능성에 대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은 뛰어난 전투력을 보유한 국가 중 하나이며 우리는 그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상군 투입 계획이나 의향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억류 미국인 구조를 위한 군사작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해외에 억류된 인질의 안전한 석방 이상으로 중요한 일은 없다”며 “인질 귀환에 관해 나는 어떤 방안을 더하거나 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CNN 방송에서 “가자지구 주민들은 물과 의약품, 식량에 접근할 자격이 있다. 우리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물 공급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는 가자지구 남부에만 해당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레바논, 터키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데이비드 새터필드 전 대사를 중동 인도주의 문제 담당 특사로 임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전면적으로 지원해 온 바이든 행정부의 변화를 의미한다”며 “미국은 가자지구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압력을 가할 것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가자지구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한 미국 대응은 이스라엘군의 지상전이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를 발생시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중동 국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블링컨 장관과 대면한 중동 국가들은 한목소리로 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유대인 출신인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이끄는 초당적 의회 대표단도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해 군사지원과 인도적 지원을 논의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X에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신속한 원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여기에는 하마스의 로켓을 격추하는 아이언 돔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위한 요격 미사일과 정밀 탄약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하마스와 달리 미국·이스라엘과 같은 문명화된 민주주의 국가들은 더 높은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며 “우리는 네타냐후 총리와 우리가 만난 모든 이스라엘 관리들에게 이를 강조했다”고 전했다. 미 의회 대표단은 이날 텔아비브 방문 중 하마스가 로켓 공격을 퍼부어 대피소로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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