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100만원짜리도 2년후 '천양지차'…갤S 중고가, 아이폰 '절반'

강나훔 2023. 10. 16.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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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4프로맥스 75.1%, 갤럭시S22울트라 46%.
작년 모델 잔존 가치 아이폰이 월등히 앞서
해가 갈수록 중고 가격 차이는 더 커져
"이용자들 충성도 차이"

명품은 대체로 오랜 기간 사람들이 사용해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은 제품을 말한다. 휴대전화 가운데는 삼성전자의 갤럭시와 애플의 아이폰이 명품의 자격을 갖춘 제품이란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가격, 성능, 점유율, 브랜드 인지도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그러나 갤럭시가 확연히 밀리는 분야가 있다. 바로 시간이 흐른 후 잔존가치, 즉 중고가격이다. 명품이라는 말을 들으려면 시간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출시 2~3년 후 갤럭시 잔존가치율은 아이폰의 절반에 불과했다.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4 시리즈가 국내에 정식 출시된 7일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시민들이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가 이동통신기기 중고 거래 전문 사이트 '세티즌'에 올라온 삼성전자와 애플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매물들의 가격을 분석한 결과 갤럭시 시리즈보다 아이폰 시리즈의 잔존 가치가 월등히 높았다.

먼저 지난해 출시된 플래그십 모델들을 비교해보면 애플의 최상위 모델 아이폰14프로맥스(128GB)의 경우 출시가가 175만원인데, 13일 기준으로 현재 중고 거래가가 131만4000원에 형성돼 있다. 출고가 대비 중고가, 즉 잔존 가치는 75.1%로 지난해 출시된 삼성·애플 모든 스마트폰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삼성전자에서 아이폰14프로맥스와 상응하는 최상위 모델은 갤럭시S22울트라(256GB)다. 출시가가 145만2000원었던 이 모델은 현재 중고로 66만8000원이면 살수 있다. 잔존 가치는 46%로 출시가의 절반 이하다. 아이폰14프로맥스와 비교해도 약 30%포인트 가량의 차이가 난다.

차상위 모델을 비교해봐도 잔존 가치는 아이폰이 앞섰다. 출시가 155만원의 아이폰14프로는 중고기기가 현재 103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잔존 가치는 66.8%다. 출시가가 119만9000원인 갤럭시의 차상위 모델 갤럭시S22플러스는 중고가가 54만4000원으로, 45.4%의 잔존가치를 기록했다.

재작년에 출시된 기종들을 비교하면 양사의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2021년에 출시된 아이폰13프로맥스, 아이폰13프로, 아이폰13의 잔존 가치는 각각 69.1%, 62.1%, 61.2%으로 60%대에 형성된 반면, 같은 해에 나온 갤럭시S21울트라, 갤럭시S21플러스, 갤럭시S21는 각각 40.2%, 36.1%, 37%로 30%~40%대에 머물러 있다. 가격은 최상위 모델을 기준으로 했을 때 거의 두배(아이폰13프로맥스 103만원· 갤럭시S21울트라 58만3000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밖에 최근 3년내 출시된 기종 중 잔존 가치가 가장 떨어지는 제품은 갤럭시Z플립3인 것으로 파악됐다. 출시가가 125만4000원인 이 제품은 현재 35만8000원에 구입할수 있다. 잔존 가치는 28.5%에 불과하다.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에 참석한 국내외 취재진 및 해외 인플루언서들이 갤럭시 Z플립5, 갤럭시 Z폴드5, 갤럭시 워치6, 갤럭시 탭 S9 등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물론 같은해에 출시됐다고 하더라도 삼성전자가 2월, 애플이 10월로 8개월의 격차가 있다. 즉 삼성전자 제품이 8개월 먼저 세상에 나온, 어떤 의미에선 구형 제품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2022년 모델이 애플의 2021년 모델보다 잔존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보면, 확실히 애플이 중고폰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아이폰 시리즈의 잔존가치가 높은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이용자들의 충성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중고폰 업체 관계자는 "아이폰은 iOS 업데이트 지원이 지속돼 오랜 시간 사용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스마트폰, 맥북, 애플 워치로 이어지는 애플만의 생태계가 있어 한번 사용하면 쉽사리 브랜드를 옮기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삼성전자도 잔존 가치를 높게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중고 스마트폰의 잔존가치는 단순히 1~2년 후 고객이 되파는 가격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가치가 높을수록 다양한 상품 설계도 수월해지고, 신규 스마트폰 판매에도 도움이 된다"라며 "이제는 갤럭시 브랜드 가치 만큼이나 잔존 가치를 높게 유지하는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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