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칼로리 낮고 영양 많은 대체당 활용, 맛과 건강 챙긴 잼 즐겨요

2023. 10. 1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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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등의 빵을 먹을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과일 등에 설탕을 넣고 고온의 열로 졸인 저장식품인 ‘잼’입니다. 딸기·포도 등 과일로 만든 잼을 많이 먹지만, 잼의 재료는 생각보다 다양하고 먹는 방법도 여러 가지예요. 잼을 활용하면 보다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거죠. 잼이 최초로 만들어진 곳은 설탕의 원료가 되는 사탕수수의 원산지인 인도라고 알려져 있어요. 기원전 320년경 마케도니아 왕국의 알렉산더 대왕이 인도를 침공하면서 잼이 유럽 등 서쪽으로 전해지기 시작했죠. 당시에는 설탕이 귀해서 잼은 왕실과 귀족들만 먹을 수 있었어요. 17세기 초 동인도 회사가 설립돼 유럽에 설탕의 유통이 활발해지면서 집집마다 잼을 만들어 먹는 문화가 발달했죠.

박리안(왼쪽)·김민솔 학생기자가 잼 공방 젠틀플랜을 방문해 잼의 역사부터 다양한 재료, 먹는 방법 등 잼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김민솔·박리안 학생기자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위치한 잼 공방 젠틀플랜을 방문해 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직접 만들어 보면서 잼의 매력에 빠져보기로 했어요. 손웅석 대표는 “과일로 만든 잼 이외에도 채소·초콜릿·우유 등 다양한 재료로 잼을 만들어요. 2018년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 국제식품박람회(SIAL Paris)에서 국내의 한 액상 차(茶) 전문 업체가 김치 잼 제품을 내놓아 상을 받기도 했죠. 저는 다양한 잼을 개발하기 위해 탕후루 잼·라면 잼·마라 잼 등을 만들어 보기도 했고, 민트초코 잼 등을 제작·판매하고 있어요. 우리가 먹을 수 있는 모든 음식이 잼의 재료가 될 수 있답니다”라고 말했어요.

잼에 필요한 요소는 산·당·펙틴이에요. 신맛을 내는 물질인 ‘산’은 산도(산성의 세기)를 조절하고 재료의 변색을 방지하죠. 주로 레몬즙을 가장 많이 사용하며, 새콤한 맛의 과일 잼을 만들 때 쓰여요. 산은 과일과 설탕을 더한 양의 1~3% 넣습니다. 산을 과도하게 많이 넣으면 원재료의 향이 산에 묻히니 주의해야죠. ‘당’은 대표적인 설탕은 물론 올리고당·알룰로스·비정제 원당 등이 사용돼요. 설탕량은 과일 양의 절반 정도 사용하며, 새콤한 과일의 경우 설탕을 과일 양의 60% 정도 넣죠. 원하는 단맛에 맞춰 당의 양을 조절할 수 있어 덜 달게 만들고 싶다면 덜 넣으면 되는데, 잼을 만들기 위해선 과일 양의 40~50% 정도의 당은 넣어야 해요.

왼쪽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밀크 잼·딸기 잼·서양 배 잼. 재료와 본인의 기호에 따라 설탕량을 조절해 잼을 만들 수 있다.


“엄마가 잼을 만드시는 걸 보면 일반 설탕 대신 올리고당이나 비정제 원당을 쓰던데 어떤 차이가 있나요?” 민솔 학생기자가 물었어요. “비정제 원당은 정제하지 않은 설탕으로, 당도는 일반 설탕보다 낮지만 미네랄·마그네슘·비타민 등 영양분이 많아 건강 잼을 만들 때 많이 사용돼요. 올리고당은 일반 설탕보다 식이섬유가 더 들어있고 칼로리가 낮은 편이죠. 설탕의 70% 정도 단맛을 내고 칼로리가 낮은 알룰로스도 많이 씁니다.”

‘펙틴’은 잼의 형태를 만들어 주는 응고제로, 과일 등에 함유된 천연 다당류예요. “과일을 졸이다 보면 펙틴이 용해돼 걸쭉하게 되죠. 과일마다 펙틴 함량이 다른데요. 예를 들어 귤이나 사과는 펙틴 함량이 많아서 잼이 걸쭉하게 잘 만들어지지만, 딸기는 펙틴 함량이 적어 걸쭉해지려면 추가로 펙틴을 넣어줘야 해요. 펙틴 함량이 적은 과일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펙틴 제품을 과일 양의 0.3~0.5% 정도 설탕과 섞어서 첨가해요.”

손웅석(맨 왼쪽) 대표는 “우리가 먹을 수 있는 모든 음식이 잼의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웅석 젠틀플랜 대표가 멕시코 고추 할라피뇨로 만든 할라피뇨 잼(왼쪽 사진)과 민트초코 트렌드에 따라 만든 민트초코 잼.


리안 학생기자가 “잼과 젤리, 마멀레이드가 비슷해서 헷갈려요”라고 말했어요. “잼·젤리·마멀레이드 모두 설탕을 이용한 음식이에요. 잼은 일반적으로 과육의 식감을 살려 만든 것을 말해요. 젤리는 과육이나 껍질을 착즙해 젤라틴·펙틴으로 굳힌 것이죠. 마멀레이드는 귤·오렌지 등 시트러스(감귤류) 계열 과일의 과육과 껍질을 잘게 자르거나 갈아서 만든 잼의 일종이에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손 대표와 함께 충주 햇밤으로 밤 잼, 제주 황금향으로 귤 잼을 각각 200ml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리안 학생기자가 “저는 딸기 잼과 누텔라(초콜릿 잼)만 먹어 봤는데 밤 잼과 귤 잼 맛은 어떨지 기대가 돼요”라고 했어요. 밤 잼을 만들기 위해선 삶아서 껍질을 깐 밤 200g, 유기농 비정제 원당 100g, 물 100g과 저울, 스푼, 계량컵, 스테인리스 볼, 인덕션, 핸드블렌더, 냄비, 실리콘 주걱, 목장갑, 위생장갑, 소스 국자, 물티슈 등이 필요합니다. 인덕션이 없으면 가스레인지, 핸드블렌더가 없으면 믹서기를 사용하면 돼요.

잼을 만드는 레시피는 간단하지만, 불을 이용하는 만큼 안전에 주의해야 하며 원하는 농도를 만들기 위해 집중해야 한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위생장갑을 끼고 삶은 밤을 반으로 잘라 스푼으로 밤 속을 파냈어요. 속을 파낸 밤만 200g을 맞추고 유기농 비정제 원당 100g, 물 100g과 함께 냄비에 넣습니다. “물을 넣는 건 밤과 유기농 비정제 원당이 잘 섞이고 주걱으로 저을 때 뻑뻑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예요. 내용물은 1~3g 정도 오차가 발생해도 괜찮아요. 저는 밤 잼을 만들 때 황색 유기농 비정제 원당을 사용하는데, 끓이면 밤색과 어우러져 더 진하고 맛있게 보이죠.”

인덕션을 켜서 중불로 놓고 설탕을 녹여서 밤에 스며들게 해요. 강불로 하면 내용물이 냄비 바닥에 눌어붙거나 탈 수 있죠. 보글보글 끓어 거품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잠시 불을 끄고 밤을 핸드블렌더로 갈아줘요. 식감을 살리고 싶으면 곱게 갈지 않아도 돼요. “그다음 약불로 내려서 다시 끓여줘요. 밤은 전분기가 있어서 걸쭉하게 끓이면 팝콘처럼 톡톡 튀어요. 어느 정도 중불로 끓인 다음 약불로 내려야 안전하게 잼을 만들 수 있답니다. 내용물을 끓이면서 주걱으로 젓다 보면 냄비 벽에 하얗게 묻어나는데, 이것이 바로 밤에서 나온 펙틴이에요. 펙틴도 쓱쓱 주걱으로 긁어주세요. 처음 불에 올린 후 10~15분 정도 끓이면 밤 잼이 완성돼요. 불의 세기, 재료의 양, 원하는 농도에 따라 끓이는 시간이 달라지는데 중요한 건 오래 끓이지 않는 것이에요. 오래 끓이면 내용물이 변색하고 탄 맛이 날 수 있죠.”

잼이 담긴 병의 뚜껑을 열 때 ‘뻥’ 소리가 나면 진공 상태로 잘 보관된 것이다.

민솔 학생기자가 “잼 농도는 어떻게 확인하나요?”라고 물었어요. “다 끓인 잼을 엄지손톱만큼만 그릇에 떨어뜨려요. 이 상태로 냉동실에 2분 정도 넣어둬요. 2분 후 꺼내 그릇을 기울여도 보고, 손으로 잼을 긁어도 봐요. 기울였을 때 잼이 흐르지 않고, 긁었을 때 긁은 대로 잼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고 나오면 걸쭉한 잼이 잘 만들어진 거예요. 또는 찬물에 잼을 한두 방울 떨어뜨렸을 때 풀어지지 않으면 걸쭉한 농도의 잼이 완성된 거랍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유리병에 완성된 밤 잼을 담아봤어요. 뜨거울 수 있으니 목장갑을 끼고 그 위에 위생장갑을 낀 다음 병을 잡아요. 소스 국자로 떠서 병에 담다가 병 입구 주변에 잼이 묻으면 물티슈나 키친타월로 깨끗하게 닦아내요.

이어서 귤 잼도 만들어 봤어요. 황금향 4개(260g)의 껍질을 벗겨 과육을 각각 4등분 해줘요. 냄비에 황금향 과육, 과육의 60% 정도인 일반 설탕 156g, 황금향의 새콤한 맛을 살리기 위해 과육의 3% 정도인 레몬즙 6.5g을 넣고 위생장갑을 낀 손으로 과육을 주물럭거려 과즙을 냅니다. 밤 잼을 만들 때처럼 인덕션에 내용물이 담긴 냄비를 올려 주걱으로 저으면서 중불에 10~15분 정도 끓여줘요. 원하는 농도가 되면 불을 끄고 유리병에 담아주면 됩니다. 건강을 고려한다면 비정제 원당·대체당(대체 감미료) 등을 설탕 대신 사용하면 돼요.

충주 햇밤으로 밤 잼, 제주 황금향으로 귤 잼을 만들어 본 소중 학생기자단.

리안 학생기자가 “잼을 잘 보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했죠. “유리병은 110도로 예열된 오븐에 20분 정도 살균하거나, 유리병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중간불로 10분 정도 끓여서 살균해야 병 안의 습기가 날아가 완전 건조되어 혹시 모를 이물질이 없어져요. 잼을 담은 병은 뚜껑을 닫고 뒤집어서 식혀주는데요. 그러면 뜨거운 잼이 병뚜껑에 닿아 열기 때문에 병뚜껑에 있을지 모르는 세균이 사라지고. 잼이 식으면서 병 안이 진공이 돼 부패를 막아줘요. 병뚜껑에 잼이 묻는 게 싫다면 냄비에 잼을 담은 병이 잠길 정도로 물을 넣고 10분 정도 중간불로 끓여 중탕하면 돼요.” 병에 잼을 담을 때, 잼의 온도가 보통 85도 이상이어야 그 열기로 병 안의 남은 세균을 제거할 수 있죠. 처음으로 잼이 담긴 병의 뚜껑을 열 때 ‘뻥’ 소리가 나면 진공 상태로 잘 보관된 겁니다. 개봉하지 않은 잼은 실온에서 6개월 이상 보관 가능하며, 개봉한 잼은 냉장 보관해 최소 한 달에서 최대 2~3개월 정도 먹을 수 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직접 만든 밤 잼과 귤 잼을 손 대표가 준비한 빵에 발라 먹기도 하고, 요거트에 올려 먹기도 했어요. 달콤한 잼 맛에 만족한 듯 소중 학생기자단의 얼굴엔 미소가 피었답니다. “잼 하면 딸기 잼이나 블루베리 잼 등 과일로 만든 잼이 대중적이지만 요즘은 다양한 재료로 만든 잼이 등장하고 있어요. 또한 단맛과 칼로리에 대한 부담이 커 올리고당·비정제 원당 등을 사용한 건강 잼이 인기를 얻고 있죠. 잼을 빵에 발라 먹을 뿐만 아니라 탄산수에 타 먹기도 하고, 요거트와 샐러드에 토핑해서 먹으면 더 맛있을 거예요.”

■ 밤 잼 만들기

「 가을 하면 생각나는 과일 중 하나가 밤입니다. 삶아 먹고 구워 먹는 밤을 달콤한 잼으로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손웅석 젠틀플랜 대표가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밤 잼 만드는 방법을 알려줬습니다.


① 삶은 밤 속을 파서 200g 만큼 준비한다.

② 냄비에 속을 판 밤 200g을 담는다.

③ 설탕과 물을 밤 양의 절반인 100g 넣고 잘 섞는다.

④ 중불에 10~15분 정도 끓이며, 냄비 바닥에 눌어붙지 않게 주걱으로 계속 저어준다.

⑤ 끓어오르면 잠깐 불을 끄고 핸드블렌더로 크기가 큰 밤을 갈아준다.

⑥ 약불로 끓이다가 원하는 농도가 되면 불을 끄고 살균된 병에 담아준다.

■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 이번 취재를 준비하면서 평소 자주 먹는 잼인데도 불구하고 제가 잼에 대해 아는 게 정말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젠틀플랜 손웅석 대표님을 만나 잼을 만드는 방법, 잼의 재료와 종류, 보관 방법, 그리고 잼의 역사 등 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어요. 놀라웠던 것은 잼의 종류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었어요. 손 대표님은 민트초코 잼, 밤 잼, 마라탕 잼, 탕후루 잼 등 우리가 먹는 모든 것이 잼이 될 수 있다고 하셨죠. 직접 밤 잼과 황금향으로 귤 잼을 만들어 봤는데요. 잼을 만들면서 올라오는 달콤한 향에 군침이 돌았어요. 완성한 밤 잼은 빵에 발라 먹고, 귤 잼은 요거트에 곁들여 먹었는데 제가 이렇게 맛있는 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매우 뿌듯했습니다. 소중 친구들도 달콤한 잼 만들기에 도전해 보면 어떨까요.

김민솔(서울 명지초 5) 학생기자

젠틀플랜 손웅석 대표님을 만나 다양한 잼의 세계를 알아봤어요. 저는 딸기 잼과 누텔라(초콜릿 잼)만 먹어봤는데 세상에 수많은 잼이 있다는 것에 놀랐어요. 제가 만들어 본 밤 잼과 귤 잼은 레시피가 간단했지만 집중력이 필요했어요. 특히 밤 잼은 삶은 밤을 하나하나 파내야 했고, 원하는 걸쭉한 농도에 맞추기 위해 계속 주걱으로 저어야 했죠. 하지만 빵과 함께 완성된 잼을 먹을 때 정말 맛있어서 뿌듯했어요. 귤 잼도 요거트와 같이 먹었는데 달콤해서 끊임없이 먹었답니다. 저는 집에서 다른 재료로 잼을 만들어 볼 생각이에요. 소중 친구들도 좋아하는 재료로 잼을 한번 만들어 보면 재미있을 거예요.

박리안(서울 태랑초 5) 학생기자

글=박경희 기자 park.kyunghe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젠틀플랜, 동행취재=김민솔(서울 명지초 5)·박리안(서울 태랑초 5)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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