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퀸컵] 승리, 성장, 추억, 행복…축구하는 여자들에게 퀸컵이 주는 의미

김희준 기자 2023. 10. 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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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제천] 김희준 기자= K리그 퀸컵(K-WIN CUP)은 여성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다양한 의미가 담겨있는 대회였다.


14일부터 이틀간 충청북도 제천축구센터에서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주최한 2023 K리그 퀸컵이 성황리에 진행됐다. 올해는 K리그 25개 전 구단이 참여해 지난해 12개 팀이 나왔던 데 비해 규모가 확대됐다.


이번 K리그 퀸컵은 첫날인 14일 5개 팀씩 나눠 조별리그를 치르고 순위를 나누고, 이튿날에 각 조 동순위 팀끼리 엮어 그룹별 토너먼트를 진행했다. 토너먼트에서는 승자들만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게 아닌 패자끼리도 맞붙게 만들어 모든 팀들이 최대한 많은 경기를 균등하게 할 수 있도록 대진을 구성했다.


대회 우승은 지난해에 이어 수원삼성이 차지했지만, 모든 팀이 축구를 향한 열정으로 K리그 퀸컵을 빛냈다. 구단 직원이 직접 선수로 나선 충북청주FC와 김포FC, 부산아이파크 어정원의 친누나 어원영 선수가 뛴 부산, 2006 도하 아시안게임 골프 금메달리스트 정재은 선수와 함께한 부천FC1995와 태권도, 핸드볼, 봅슬레이 등 타 종목 엘리트 선수들이 포진한 포항스틸러스 등 각양각색 팀들이 대회에 참여했다.


워낙 많은 팀들이 참여하다보니 승리에 대한 열망도 상당했다. K리그 퀸컵에 참가한 팀들 대부분은 몇 주 전부터 함께 발을 맞추고, 경기 전에도 워밍업과 기초 훈련을 실시하는 등 승리를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다.


서울이랜드 장혜수 선수는 "감독과 코치가 있어 일주일에 적어도 두 번은 모였다"며 "체력 훈련도 시키고 굉장히 체계적으로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서울이랜드는 경기 전 체력 훈련을 실시하는 등 선수들을 관리했다.


울산 주장 어재연 선수도 전북현대전 승리 후 "생각만큼 다들 잘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면서도 "팀웍을 중시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소통한다. 경기 중에 콜이나 자신감있는 몸싸움을 안 하면 뭐라고 한다. 모든 팀들이 그렇겠지만 우승이 목표"라면서 열정을 불태웠다.


승리에 대한 열의만큼 성장도 따라왔다. 수원삼성 우승을 함께한 1그룹 MVP 이세빈 선수는 K리그 퀸컵을 '성장'이라고 정의하면서 "스스로도, 팀적으로도 모두 성장할 수 있는 대회"라고 표현했다.


그래도 대회에 참가한 모든 선수들은 퀸컵에 뛰는 그 자체로 기뻐했다. 기본적으로 여자들이 한 데 모여 축구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보기는 어려운데, 퀸컵이 여자축구 축제의 장을 만들어줬다는 뜻이었다. 실제로 충남아산FC 최고참 1975년생 최경숙 선수부터 울산현대 최연소 2010년생 김지우 선수까지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축구 아래 모여 대회를 만끽했다.


1일차 대회 중간 내렸던 세찬 비도 선수들의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연맹 관계자는 "원래는 비가 오면 경기를 연기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선수들이 뛰고 싶다는 열의가 너무 강했다. 다행히 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수중전으로 대회를 계속 진행했다"고 전했다.


수원FC 한혜서 선수는 "대학팀에서 경기를 많이 뛰었는데 일반부 사람들과도 같이 좋은 추억 남길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수원FC 김선정 선수는 "각기 다른 직업과 위치와 나이를 가진 사람들이 공 하나로 여기 같이 모인 게 신기하다. 같이 한마음 한뜻으로 재밌게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포 박정경 선수는 "퀸컵에 참여한 동료 중 축구를 처음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다른 팀들과 상호작용 같은 게 있으니까 그런 걸 체험하는, 대회 참여 자체에 의의가 커서 한 골에도 기뻐하고 있다"며 대회를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김포는 대회에서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했다.


지난 해 K리그 퀸컵을 '행복'으로 정의한 김현선 선수는 이번 대회 우승을 이끌고 득점왕을 차지한 다음 "배가 된 행복"이라고 대회를 정의했다. 수원삼성이 2연패를 한 까닭도 있지만 그만큼 함께 축구를 즐길 수 있어 좋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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