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노리는 K-투자]②소비·저축액 50% 차지하는 중산층…뮤추얼펀드 시장 연 25% 성장
디지털 인디아 이니셔티브 정책으로 금융 시스템 디지털화 가속
편집자주 - 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인도가 급부상했다. 인도는 특히 국내 기업과 금융회사의 주요 투자처로도 주목받고 있다. 인도는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6.8%를 기록하며 영국을 넘어 세계 5위 경제대국으로 등극했다. 14억 인구의 인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개인 투자자도 급증했다. 그중에서도 급격히 늘어난 인도 중산층은 최근 적립식 펀드로 자산을 증식하고 있다. 2030년까지 전체 인구의 4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인도 중산층의 자산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금융사들도 속속 인도로 향하고 있다.
인도 경제와 더불어 금융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특히 뮤추얼펀드 시장은 연평균 25%씩 성장하고 있다. 시장 성장을 이끄는 주체는 인도 중산층이다. 이들 대상의 인도식 적립 투자(SIP, Systematic Investment Plan)가 주요 재테크 방식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인도 주식시장도 구조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급격히 늘어나는 중산층, 전체 소비·저축액의 50% 차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정부의 강한 성장 의지가 맞물리면서 인도의 제조업과 금융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수 수입 증가로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도 가능해졌다. 특히 중산층의 소비가 주도하는 내수경제 성장도 기대된다. 내수 소비 증가가 인도 기업의 강한 성장으로 이어지고, 내수 투자자의 금융시장 유입이 주식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모습이다. 젊은 인구의 풍부한 노동력, 정부의 장기적인 경제개혁 계획 역시 긍정적인 요소다.
국내 금융사들은 인도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베트남과 더불어 인도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중산층이 메인 타깃이다. 인도 전체 소비의 50%, 저축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중산층은 2021년 말 기준 전체 인구의 약 31%를 기록했다. 2030년에는 전체 인구의 44%를 차지할 전망이다.
인도는 올 상반기 말 기준 국내총생산 3조4000억 달러, 주식시장 시가총액 3조414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증권계좌 수는 1억개, 은행 계좌 수는 12억개에 이른다. 펀드 운용 총액은 5110억 달러, 펀드 계좌 수는 1억4000만개다. 연간 가계 뮤추얼펀드 수탁고 성장 추이를 보면 2020년 491조원, 2021년 596조원, 2022년 638조원, 2023년 6월 말 기준 742조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이후 개인 투자자 급증…적립식 주식투자 인기
최근 인도 주식시장의 괄목할 만한 성장 배경은 개인 투자자 증가, 정부의 투자 활성화, 거시 경제 안정성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봉쇄·재택근무 등으로 인도의 개인 투자자들이 온라인 거래 등에 관심을 가지면서 주식 투자가 증가했다. 인도 정부가 2014년 시행한 전 국민 계좌 정책을 통해 은행 계좌를 보유한 국민이 증가했으며, 디지털 인디아 이니셔티브 정책을 통한 금융 시스템의 빠른 디지털화는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참여를 늘리는 동력이 됐다.
2020년부터 2023년 6월 현재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약 2조8000억루피를 증시에 투자했다. 이 기간 뮤추얼펀드를 통한 주식 투자도 꾸준히 늘었다. 2020년~2021년 월평균 800억루피, 2021년~2022년 월평균 1040억루피의 투자자금을 기록했다. 2020년~2021년 신규 개인 투자자는 2470만명 증가했고, 이 중 약 60%가 서인도·북인도에 집중됐다.
인도의 기업공개(IPO)는 2020년 44건에서 2021년 119건으로 170% 증가했다. 주식 중개플랫폼을 개발한 업스톡스(Upstox), 교육테크 기업인 이루디터스(Eruditus),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분석하는 브라워스택(BrowerStack) 등 2020년부터 2022년까지 168개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비상장사)이 탄생했다.
김도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인도남아시아팀 전문연구원은 "인도 주식시장은 높은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빠른 디지털화, 인도 가계의 금융활동 확대 등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인도 자본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고려해 금융·보험업 진출과 간접 투자 확대 방안을 모색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현지 10위권 운영사 안착한 미래에셋운용
현재 국내 금융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신한은행·우리은행·산업은행 등이 인도에 진출했다. 특히 미래에셋은 인도 현지에서 상위 10개 운용사에 안착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은 인도 내 유일한 독립 외국 자본 운용사다. 펀드 운용 및 자문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하며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7위 운용사로 총 수탁고는 170억 달러 규모다. 2015년 이후 수탁고가 54배 성장했다. 48개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총 계좌 수는 600만개다. 인도 내 지점 수는 22개다.
급성장하는 인도 금융시장 선점에 성공한 미래에셋의 뒤를 이어 한국투자신탁운용·키움자산운용 등도 인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미래에셋이 인도 현지에서 자리를 잡았고, 추가로 일부 운용사가 인도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라며 "국내 주요 운용사들에게 인도 시장 진출을 권유하는 한편 협회 차원에서도 도움을 주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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