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악화에 회계법인 이익도 곤두박질…“내년이 더 큰 위기”
M&A·컨설팅 수요 급감…인건비 평균 13% 증가
국내 회계 업계 상위 4개사(삼일·삼정·한영·안진)가 이익 급감에 고심하고 있다. 매출은 늘었지만 이익은 감소해 실속 없는 장사를 했다. 기업 실적 부진으로 경영 자문과 컨설팅 등은 줄었는데 인건비는 늘어 비용 지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내년 실적 전망이 올해보다 더 암울하다는 것이다. 경제 침체 우려가 커서 회계 업계 '빅4'의 내년 이익은 더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더불어 중소 법인들의 실적 악화 가능성도 커서 회계 업계 전반에 혹한기가 닥칠 것이란 우려가 크다.

16일 금융감독원 및 회계 업계에 따르면 국내 빅4 회계법인의 2022회계연도(2022년 7월1일~2023년 6월31일) 매출액은 별도 컨설팅 부문 및 법인을 포함해 총 3조624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4사 매출 합계가 처음으로 3조원을 넘긴 전년(3조1880억원)보다 13.7% 늘었다. 회계감사와 세무자문 부문의 매출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4대 회계법인의 회계감사 매출 증가율은 평균 15.9%, 세무자문은 13.7%에 이르렀다. 2019년 신(新)외부감사법 시행 이후 회계법인의 주요 부문인 감사 수요가 급증한 것이 감사 매출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6월 결산법인으로 지난달 실적을 공시한 1위 회계법인 삼일PwC의 매출액은 1조3685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3월 결산법인인 2위 삼정KPMG 매출액은 10.4% 늘어난 8401억원이었다. 6월 결산법인으로 9월에 실적을 공시한 3위 EY한영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랐다. 매출액이 8035억원으로 전년 대비 27.9% 증가했다. 5월 결산법인인 4위 딜로이트안진의 매출은 8.1% 증가한 6126억원으로 집계됐다.

4대 회계법인 모두 전년 대비 늘어난 매출 증가율을 달성했지만 실속은 없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뒷걸음질쳤다. 2022회계연도 기준 빅4의 당기순이익은 372억원으로 전년 820억원보다 54.6% 줄었다. 삼일PwC는 14.1% 감소한 330억원, 삼정KPMG는 43.4% 줄어든 96억원, EY한영은 85.4% 급감한 19억원으로 집계됐다. 딜로이트안진은 아예 적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 감소폭도 컸다. 삼일PwC의 영업이익은 약 276억원으로 전년(407억원)에 비해 32% 급감했다. 삼정KPMG의 영업이익도 122억원으로 전년보다 48% 줄었다. EY한영은 영업이익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컨설팅 부문을 제외한 한영회계법인의 영업이익이 178억원에서 173억원으로 감소한 것을 보면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딜로이트안진은 올해 50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런 이익 악화는 경영 자문과 컨설팅 등의 일감은 줄었지만 인건비는 급격히 늘어서다. 국내 4대 회계법인의 2022회계연도 인건비는 전년 대비 평균 13% 늘었다. 그러나 인수합병(M&A) 자문 업무, 컨설팅 업무 등 수요가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하락세를 타면서 기업 영업환경이 악화했다. M&A 딜(거래) 수와 규모 자체가 꺾였다. 국내 M&A 시장의 '큰 손'인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시장 참여를 자제한 것도 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PEF 운용사는 인수금융(M&A를 위한 대출)을 활용한 레버리지바이아웃(LBO)으로 수익률을 극대화하는데, 고금리 영향으로 인수금융을 조달하기 어려워졌다.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수금융 금리가 7~8%를 유지하면서 M&A 시장의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회계 업계의 수익성 지표는 2023회계연도에 더 악화할 전망이다. 한 회계법인의 고위 관계자는 "기업 영업활동이 위축돼 M&A와 컨설팅 부문 매출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외형 성장마저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회계법인의 고위 관계자 역시 "내년에 M&A 시장 등이 살아날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회계 업계의 수익성을 끌어올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려는 노력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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