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서은국 교수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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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아시아경제가 이번 주 '하루만보 하루천자' 뉴스레터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필사 콘텐츠는 서은국 연세대학교 교수의 <행복의 기원>에서 가져왔다.
행복 심리학자인 서 교수는 인간의 행복이 '목적이 아닌 수단'이라고 단언한다.
허나 장기적 생존을 위해서는 이런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
따라서 그 노력에 상응하는 강력한 보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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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아시아경제가 이번 주 '하루만보 하루천자' 뉴스레터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필사 콘텐츠는 서은국 연세대학교 교수의 <행복의 기원>에서 가져왔다. 행복 심리학자인 서 교수는 인간의 행복이 '목적이 아닌 수단'이라고 단언한다. 간단히 말해,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감을 느끼도록 설계된 것이 인간이라는 주장이다.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산다는 기존의 통념에 배치된다. 근거는 바로 다윈의 '진화론'이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 역시 자연법칙의 유일한 주제인 생존을 위해 행복해지려 노력하고 있다. 글자 수 922자.
왜 모든 동물은 쾌와 불쾌의 잣대로 경험을 나누는 것일까? 생존과 밀접한 결정들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다. 쾌와 불쾌의 신호는 우리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기회를 포착하도록 응원한다. 뱀, 절벽, 사기꾼, 썩은 음식. 치명적인 위협들이다. 이때 우리의 뇌는 두려움이나 역겨움 같은 불쾌의 감정을 유발시켜 '위험하니 피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감정은 그 어떤 매체보다 즉각적이고 강력하며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지 위험을 피하는 것만으로는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없다.
비옥하지만 가보지 않은 낯선 땅, 매력적인 이성, 절벽에 붙어 있는 꿀이 가득한 벌집. 지금 당장 손에 쥐지 못한다고 실신하는 것은 아니다. 허나 장기적 생존을 위해서는 이런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 번호표를 쥐고 기다린다고 갖게 되는 것도 아니다. 두렵지만 길을 나서야 되고, 고단하지만 열 번을 찍어봐야 한다.
이것은 엄청난 의욕과 에너지를 요구한다. 따라서 그 노력에 상응하는 강력한 보상이 필요하다. 쾌감을 유발하는 정서들이 바로 이런 역할을 한다. 희열, 성취감, 뿌듯함, 자신감. 이런 치명적 매력을 가진 경험을 한번 맛보면 또다시 경험하고 싶어진다. 그것을 유발시킨 모든 사건, 물체, 장소, 사람을 또 찾아나선다. 올스와 밀너 실험의 쥐들처럼. 스스로 인식하든 못하든 이 과정에서 자신의 장기적인 생존 확률은 높아진다.
간단히 요약하면, 쾌와 불쾌의 감정은 나설 때와 물러설 때를 알려주는 '생존 신호등'이다. 불쾌의 감정은 해로운 것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빨간 신호등'이다. 이 신호를 무시하면 몇 번은 운 좋게 살 수 있어도 결국에는 비극적인 종말을 맞는다. 쾌의 감정들은 '파란 신호등'이고 행복은 이런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다. 생존에 유익한 활동이나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 일에 계속 매진하라고 알리는 것이 쾌의 본질적인 기능인 것이다.
-서은국, <행복의 기원>, 21세기북스, 1만80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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