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 웃고 울리는 ‘금쪽 상담소’의 명과 암 ②

김지혜 2023. 10.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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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제공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가 지난 3일 100회를 맞이했다. 주된 콘텐츠는 ‘상담’. 예능에서 비교적 다루기 무거운 소제다. 그럼에도 ‘금쪽 상담소’는 평균 2%대 성적을 유지하며 명성을 이어왔다. 

비결이 무엇일까. ‘금쪽 상담소’는 다양한 스타 게스트들이 출연한다. 배우부터 아이돌, 쇼호스트, BJ, 유튜버 등 각양각색이다. 대중에게 ‘스타’라는 존재는 멀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금쪽 상담소’에서 스타들은 다르다. 자신의 속내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눈물을 쏟기도 한다. 이처럼 ‘금쪽 상담소’는 스타와 대중을 한 발짝 더 가깝게 해주면서 친밀감을 형성한다. 

사진=방송 캡처


지난해 10월 가수 츄의 방송편은 이런 ‘금쪽 상담소’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보여준 대표적인 회차였다. ‘웃음의 아이콘’이라고 불렸던 츄이지만 “폭식으로 스트레스를 푼다”며 “심할 때는 응급실에 간 적도 있다”고 고백해 충격을 안긴 것. 당시 츄는 소속사와 갈등을 겪고 있는 상태이기도 했다. 츄 방송 편은 연예인 또한 아픔을 갖고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시청자에게 짚어준 회차로 남았다. 

연예인 중에는 극심한 공황장애와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다. ‘금쪽 상담소’ 패널로 고정 출연 중인 방송인 정형돈 역시 공황장애를 겪었으며, 가수 혜은이도 ‘금쪽 상담소’에 출연해 스트레스로 인한 급 공황장애를 고백하기도 했다. 인식이 많이 좋아지긴 하지만, 여전히 연예인들은 남들의 시선 때문에 상담을 받기도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금쪽 상담소’는 스타들이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장소가 되기도 했다. 바로 그런 점이 ‘금쪽 상담소’에 연예인들 출연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스타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것 자체만으로 신뢰를 더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오은영 박사 특유의 날카로움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상담 방식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신비주의로 여겨졌던 스타들의 숨겨왔던 면모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금쪽상담소’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사진=방송 캡처

물론 잡음도 존재한다. 뒷광고 논란에 휩싸였던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이나, 직설적인 화법으로 과거부터 말이 많았던 가수 조영남 등 논란이 있던 연예인이 출연해 ‘상담’이 아닌 ‘변명’만 늘어놓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들로선 변명이 아닐 수 있지만, 화제성을 쫓다 보니 피로감이 조성됐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었다.  

유명인과 비연예인의 생활이 다르기에 위화감 조성이란 비판도 빠지지 않는다. 

실제 그룹 라붐 출신 율희와 FT아일랜드 멤버 최민환 부부가 출연해 아이들 교육에 대해 고민을 털어놨지만 누리꾼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한다고 비난을 받았다. 당시 율희가 “세 자녀 교육비만 월 800만 원”이라고 고민을 털어놨기 때문이다. 오은영 박사가 율희에게 “본인 결핍을 아이들에게 투사하려 한다”고 날카롭게 지적했지만, 누리꾼들 반응은 싸늘했다. 서민 입장에서는 교육비로만 월 800만 원을 지출한다는 게 공감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쪽 상담소’를 ‘그사세’ (그들이 사는 세상)라고 표현하며 “허탈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정덕현 문화 평론가는 “‘금쪽 상담소’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을 보고 공감과 위안을 얻는 대중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연예인의 삶과 일반인의 삶은 다르다”며 “자칫 위화감을 조성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방송 캡처


‘금쪽 상담소’의 본질은 상담이다. 병원에서 일대일로 하는 상담이 아니라 방송인 만큼 상담 대상 및 주제 선정에 보다 신중을 기울인다면 더 오래 사랑을 받을 것 같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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