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우세했던 마곡서도 참패…표심 바꾼 20%p [중도층의 경고 ①]

정계성 2023. 10. 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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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7%p 이겼던 가양서 與 16.1%p 패
30대 직장인·중산층 등 이탈이 원인
인물·바람에 따라 변화무쌍 서울 확인
'尹 비토층 중 반민주당 성향 잡아야'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자(왼쪽)와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오른쪽)이 지난 11일 저녁 보궐선거 패색이 짙자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선거사무소를 빠져나오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의 후폭풍이 여권을 강타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지지했던 중도층이 돌아섰다는 게 치명적이다. 강서구가 국민의힘 입장에서 험지이긴 하지만, 중도층 이탈 흐름이 이어진다면 내년 총선에서 서울·수도권 지역 참패는 피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치러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최종 집계 결과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는 13만7066표(56.52%)를 얻어 9만5492표(39.37%) 득표에 그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이는 21대 총선 강서 갑·을·병 여야 후보들의 합산 득표율(민주당 57.26%, 국민의힘 39.18%)과 거의 일치하는 결과로 민심이 당시로 되돌아갔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강서구가 서울 내에서도 민주당 강세지역으로 꼽히지만, 확정적으로 승리하는 곳은 아니다. 일례로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강서구 유권자의 53.95%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했다. 박영선 후보의 지지율은 42.56%로 오히려 오 후보가 11.39%p 앞섰던 지역이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에도 강서구에서 오 후보는 58.4%를 득표해 송영길 민주당 후보(38.8%)를 무려 19.6%p 차이로 따돌렸었다. 함께 치러진 강서구청장 선거에서는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가 51.30%로 김승현 민주당 후보(48.69%)를 상대로 2.61%p 차 신승한 바 있다.

20대 대선 때에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49.17%)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46.97%)를 앞서긴 했지만, 차이는 2.2%p에 불과했다. 강서 을에서는 윤 후보가 49.45%로 이 후보(46.89%)를 오히려 앞서기도 했으며, 전체 20개 행정동 중 13개 동에서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 구청장 보선에서는 모든 행정동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밀렸다.

특히 국민의힘에 호의적이었던 지역의 변화가 눈에 띈다. 가양 1동과 방화 1동 등으로 구성된 마곡 지구는 지난해 대선에서 윤 후보를 지지했으나 이번에는 달랐다. 구체적으로 가양 1동에서는 윤 후보가 7%p 앞섰으나 이번 보궐에서는 김태우 후보가 16.1%p 밀렸다. 수치상으로 보면 20%p 안팎의 표심 변화가 있던 셈이다. 마곡지구는 30대 직장인과 함께 중산층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곳으로 중도층이 등을 돌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도 이 같은 흐름을 방증하고 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3일 실시한 '내년 4월 총선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냐'는 설문에 '민주당 후보' 47.0%, '국민의힘 후보' 38.9%로 집계됐다. 여기에 강서구의 지역적 특성 요인을 더하면 이번 보궐선거의 큰 격차도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 가능하다.

여론조사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번 보궐에서 중요하게 봐야 할 점은 윤석열 대통령 부정평가층 가운데 그동안 부동층이나 무당층에 머물렀던 일부가 투표에서 민주당 후보를 선택했다는 것"이라며 "보궐선거임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이 상당히 높았고, 여야 지지층이 각각 최대로 결집한 상태에서 중도층이 가세해 민주당 압승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핵심 전략통은 "홍범도 흉상 이전부터 개고기 식용 금지법, 김행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논란, 높은 물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 구속영장 부결 등 이슈를 거치며 7월 이후 중도층 이탈 움직임이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었다"며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부정적으로 보지만 그렇다고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도 아닌 국민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다면 내년 총선 패배는 불을 보듯 뻔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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