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아시아 스타트업 허브’로… 힘찬 날갯짓
나흘 동안 43개국서 1만여명 참가
亞 도시 간 첫 창업 네트워크 구축도
국내외 투자사들이 유망 스타트업을 찾으러 부산으로 몰려들었다. 부산시가 창업 플랫폼 ‘플라이 아시아(FLY ASIA)’를 통해 스타타업의 투자 생태계를 조성하면서 아시아는 물론 멀리 중동의 투자사도 부산을 찾았다. 올해 2회째를 맞은 플라이 아시아는 국내외 벤처캐피털(VC) 등 투자자와 신생기업이 참여해 스타트업에는 투자 유치 기회를, 투자자에게는 우량 투자처 발굴의 기회를 제공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산시는 지난 5일부터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플라이 아시아에서 투자 검토와 투자 의향을 포함한 2000억원 규모의 실적을 거뒀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400억원대와 비교해 5배 가까이 커진 규모다.
시는 새로운 지방시대를 여는 해법으로 수도권과의 경쟁을 넘어 ‘아시아 창업도시’라는 출구 전략을 내세웠다. 시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혁신 스타트업 육성과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경제 도약을 핵심 키워드로 엮어낼 글로벌 창업 행사로 이번 플라이 아시아를 개최했다.
국내외 스타트업과 투자사 간 컨설팅과 투자가 이뤄지는 ‘1대 1 밋업’에서 총 830건의 투자 상담이 이뤄졌다. 140여건 1892억원 규모의 투자 검토와 100억원대의 투자 협약(LOI) 체결 성과다.
싱가포르 국적의 투자기업 오션캐피털은 부산에 있는 홈카페 스타트업 메디프레소헬스케어와 200만 달러 규모의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중동의 투자자가 부산은 찾은 것도 이례적이다. 이란의 투자사(아투사 로이다드 헤그마타네)는 서울에서 참여한 에이비씨서클과 500만 달러 규모의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402명의 투자자와 618명의 스타트업, 43개국 1만391명이 참가했다. 해외투자자 비율은 34%다. 그동안 신생기업 간 교류가 중심이 되는 행사는 많았으나 이례적으로 투자자가 대거 참가했다.
플라이 아시아에 참여한 김하섭 메디프레소헬스케어 대표는 “글로벌 밋업을 통해 싱가포르 투자사와 25억원 규모의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며 “평소 만나기 힘든 해외 투자사들을 직접 만나고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어 단순한 기업홍보(IR)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권기백 테라블록 대표는 “이제 우리가 찾아가지 않아도 (투자자들이) 찾아오는 무대가 부산에 생긴 것 같아 기대된다”고 했다.
올해 처음 열린 ‘시티 리더스 서밋’에서는 아시아 도시들이 창업 네트워크 필요성을 논의하고 후속 연계를 위한 공동 협력을 약속했다. 상하이 선전 홍콩 싱가포르 오사카 후쿠오카 호치민 자카르타 등 9개 도시는 ‘도시 간 공동협력선언’에 동참하고, 아시아 창업도시 스타트업 공동 발굴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아시아 도시 간 창업 네크워크 구축은 아시아권에서 최초다.
구체적으로 이들 도시는 ‘도시 간 창업 네트워크 구축’ ‘도시 간 교류 프로그램 공동기획’ ‘창업기업 투자사 상호교류 활성화’ ‘유망 스타트업 공동 발굴·성장지원’을 약속했다. 여기에는 선전대 공방의 딩춘파 대표, 싱가포르 경영대학의 혁신·기업가정신센터의 셜리 웡 기업파트너, 베트남 굴지의 투자회사인 선화이노베이션의 제시초이 대표 등이 참여했다.
후속 프로그램도 제안했다. 손성은 부산시 금융창업정책관은 스타트업 육성체계 구축을 위한 공동 어워즈, 글로벌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 창업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 등 3가지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올해는 국내외 기관 투자자와 벤처캐피탈(VC) 관계자가 참석해 투자 비즈니스 최신 동향을 공유하고,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LP 서밋’이 마련됐다. 아시아, 중동, 국내 등 20여개 펀드 투자기관이 참석한 LP 서밋은 그동안 투자 생태계의 불모지였던 부산이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 도시라는 점을 국내외 바이어에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중동시장에 집중한 콘텐츠 역시 호평받았다. 요르단 중앙은행 결성 펀드인 ISSF의 보드 멤버인 아쉬라프 바니 모하메드는 “앞으로 프린테크, 수송과 모빌리티, 재생가능에너지, 농업과 식품 기술 등에 대한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과 협업해 새롭게 선보인 ‘씨네 플라이’에서는 K-콘텐츠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네세션과 시네테크세션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영화·콘텐츠 산업 분야의 급변하는 시장과 디지털 전환에 따른 새로운 기회를 엿볼 수 있는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성희엽 부산시 정책수석은 “부산은 스타트업 정책을 총괄할 수 있는 전담조직인 창업청을 만들고, 1000억원대로 조성 중인 스케일업 팁스펀드도 1조5000억원까지 늘릴 예정”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글로벌 허브의 가능성을 증명했고 앞으로 선진 창업도시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펀드 투자자 등 모든 창업 생태계 관계자와의 네트워크를 통해 아시아 창업 생태계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해 도시 경쟁력과 국가 경쟁력을 함께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에 여러 한계가 있다고 보고 지난달 초 ‘스타트업 코리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부산시는 정부 정책에 따라 창업 벤처 생태계를 더욱 활성화해 아시아 창업 플랫폼 도시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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