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이동원 (17) 외환위기와 종말론 소문도 막지 못한 부흥의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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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지구촌교회 개척 장소인 경기도 용인 수지 선경(SK 그룹 옛 이름) 스마트 복지관이 있던 공장 건물은 여러 가지로 열악했다.
우리는 예배 장소를 물색하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지하 공간이 있는 신축 건물을 타교회 교인이 짓는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개척한 지 1년 수개월 만에 우리는 수지에서 분당의 새 건물로 이사했다.
그때 수지 신봉동 1번지 산 위에 신학교를 짓다 만 건물이 매매로 나왔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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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00명이상 교인 늘어 5000명 근접
처음 지구촌교회 개척 장소인 경기도 용인 수지 선경(SK 그룹 옛 이름) 스마트 복지관이 있던 공장 건물은 여러 가지로 열악했다. 예배 장소가 5층에 있었는데 승강기가 없어서 불편했고 여름이면 테이프 만드는 공장 화학물질 매연으로 숨쉬기 편치 않았다. 한 교우는 매 주일이 마지막 방문이라는 심정으로 출석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매주 등록 교인들이 늘어 개척한 지 1년이 지난 무렵 1000여명이 출석했다.
우리는 예배 장소를 물색하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지하 공간이 있는 신축 건물을 타교회 교인이 짓는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건물 주인에 연락해 지하를 본당 형태로 만들고 두세 개 층을 교육관으로 임대했다. 개척한 지 1년 수개월 만에 우리는 수지에서 분당의 새 건물로 이사했다. 지하 본당은 수년간 부흥의 다락방이 돼 매년 1000명 이상 새 교우들이 몰려왔다. 1998년 봄이 되기 전 좁은 지하 본당을 중심으로 주일에 여러 번 예배를 드렸는데 당시 출석 교인이 5000여명에 근접해 있었다.
교회가 한창 부흥 가도를 달리고 있던 1997년 말 뜻밖의 IMF 외환위기가 발생했다. 거의 패닉 상태였던 사람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나는 스스로 ‘새벽기도 체질이 아니다’라고 말한 목사였는데 기도라도 안 하면 숨 쉬지 못할 것 같아 20일 특별 새벽 기도회를 선포했다. ‘지금은 다르게 살 때입니다’라는 주제로 ‘지금은 기도할 때’ ‘기초부터 다시 쌓을 때’ 등 소제목으로 매일 설교했다.
첫날 새벽 기도하러 교회에 온 나는 눈을 의심했다. 너무 많은 교인이 출석해 차량이 얽혀 말이 아닌 상태였다. 교인들은 눈물을 흘리며 기도로 새벽을 열고 있었다. 경제 위기에 처한 나라를 살리는 일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자 결혼예물, 아기 돌반지 등을 팔며 애국심을 발휘하고 있었다.
당시 뜨거운 기도의 열기로 선포된 말씀은 성도들의 요청으로 ‘지금은 다르게 살 때입니다’(생명의말씀사)라는 제목으로 책이 출간됐다. 책에는 현장 설교의 열기를 모두 담아내지 못했지만 내 평생 잊을 수 없는 설교문이 담겨 있다.
IMF 외환위기와 함께 2000년이 다가오면서 종말론의 불안한 소문이 겹치는 중에도 교회는 질적·양적으로 부흥을 지속하고 있었다. 예배 장소는 이미 포화 상태였다. 그때 수지 신봉동 1번지 산 위에 신학교를 짓다 만 건물이 매매로 나왔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
당시 수지에는 아파트 건설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산 위 건물이 유일했다. 현장을 가보니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공사업자들이 항의차 써놓은 격문들로 도배돼 있었다. ‘설마 이런 건물은 아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이 건물이 내 기도에서 떠나지 않았다.
어느 날 밤 꿈에 이 건물이 보였는데 건물 한복판에 샘이 솟아 있었고 그 샘이 강을 이루는 모습이었다. 길 좌우 아파트가 밀림을 이루고 있었고 사람들이 수영해서 건물 안으로 밀려왔다. ‘여기 세워질 아파트 주민을 전도하라는 뜻인가.’ 놀라서 깨어 기도하는데 마음에 큰 평안이 임했다.
정리=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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