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셋 코리아] 하마스 공격은 북한 침략의 예고편?
전쟁은 나의 의지를 적에게 강요하는 폭력 행위이다. 국가 존망과 개인 생사가 걸려있기에 ‘폭력’은 더욱 극단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도 동일하다. 유대교 명절과 이어진 안식일 새벽에 20분간 수천 발의 로켓 발사, 동력 패러글라이딩을 이용한 침투, 축제 참가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살상, 다수의 민간인 인질 억류와 살해 위협 등이 대표적이다.
하마스의 공격 양상은 북한 침략의 예고편이 될 수 있다. 특히 북한은 능력 측면에서 하마스와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 북한은 김일성 시절부터 ‘기묘하고 영활한 전술’을 강조하고 있다. 수단과 방법 측면에서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한반도의 전쟁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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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군사력, 하마스보다 월등
장사정포·AN-2 동원 기습 예상
정보체계, 실전훈련 강화해야
」
북한은 반드시 ‘기습’을 시도할 것이다. 기습의 성공은 정보의 실패를 의미한다. 전쟁 개시 직전, 비핵화 혹은 인도적 목적의 대화를 제의할 수 있을 것이다. 하마스처럼 경제적 이익에 우선적인 관심이 있는 것처럼 기만할 수도 있다. 안식일 새벽 공격 사례와 같이, 우리 국민 대부분이 이동하는 명절 연휴에 침략을 개시한다면 기습 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다.
공격은 비대칭 수단으로 시작될 것이다. 수도권을 향한 340문의 장사정포로 시간당 약 1만6000발을 발사할 수 있다. 약 20만 명의 특수작전병력이 AN-2, 공기부양정 등을 타고 우리 후방으로 침투할 수 있다. 한국군 500MD와 유사한 헬기(1980년대 80여 대 밀수, 한국군 표식), 민간 동호회에서도 활용하는 동력 패러글라이딩 등은 피아 식별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북한군 병력은 128만 명에 달한다. 레닌은 “양이 그 자체로 질을 포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개전 초기 대규모 희생을 무릅쓰고 무자비하게 병력을 집중한다면 접경 지역 일부를 점령할 수 있다. 핵무기 사용과 점령 지역 주민을 인질로 협상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정보기관이나 전문가 그룹에서도 그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우리의 대비책은 어떤가. 우선, ‘정보’에서 실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정찰위성을 포함한 첨단 정보자산은 필요하다. 하지만 기술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위험하다. 원시적 수단에도 기만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9·19 군사합의의 ‘비행금지 구역’은 접경지역 정보 수집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북한의 의도가 선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의도는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그래서 정보는 적 능력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
장사정포에 대해서는 전술 지대지 유도무기, 천무 다연장로켓, K-9 등으로 파괴한다. 하마스의 대량 로켓 공격은 우리가 개발 중인 ‘장사정포 요격체계’에 대한 의구심으로 연결되고 있다. 하지만 기본 목적이 ‘국가 중요시설과 핵심 군사기지에 대한 방호’임을 상기해야 한다. 전체 지역 방호는 예산과 기술 측면에서 ‘군사적 합리성’을 초과하기 때문이다. 방호에서 ‘완벽’은 ‘신화’에 불과하다. 그래서 대피시설, 경보체계, 민방위 훈련과 같은 대책이 긴요하다.
특수작전부대에 대해서는 발진 기지를 정밀타격하고, 침투하는 적은 해상과 공중에서 합동작전으로 격멸한다. 주기적인 훈련도 실시된다. 하지만 9·19 군사합의 이후 이러한 훈련 횟수가 감소한 데다 훈련 방식도 정형화되어 있다면 효과는 더욱 제한된다. 최악의 조건을 상정하고 ‘기묘하고 영활한’ 대항군을 운용하는 등 실전적으로 훈련해야 한다.
북한이 일부 지역을 점령하고 핵무기로 강압 전략을 구사하면 ‘남·남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다.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이러한 상황에 대한 진지한 사전 논의가 있어야 한다. 또 워싱턴선언의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통해 구체적인 대응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보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이 경험하고서야 깨닫지만, 현명한 사람은 타인의 실수를 보고 배운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은 북한 위협과 한반도 안보 상황이 얼마나 엄중한지 일깨워주고 있다. 대비 태세를 진지하게 점검하고 보완해야 할 시점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방종관 예비역 육군 소장·한국국가전략연구원 전력개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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