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항아리 부조 위 빨간 석류…여성성 그리는 승지민 나폴리전
한국의 멋과 여성성을 도자화로 표현해온 포슬린 아티스트 승지민(사진)의 전시회가 이탈리아 나폴리 패션박물관에서 지난 12일 개막, 22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박물관 초대로 열렸으며, 패션 디자이너 정윤민의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포슬린 아트는 유약 작업을 마친 도자기 위에 그림을 그린 뒤 고온에서 한 번 더 굽는 기법을 쓴다. 중국 명·청 시대, 18세기 유럽에서 유행했다.
그는 주로 백자 달항아리 부조나 토르소에 알알이 씨가 박힌 석류를 그렸다. 최근엔 도자뿐 아니라, 캔버스와 레진(토르소) 등으로 매체를 확장 중이다. 그래도 석류의 이미지는 그의 작품에서 바뀌지 않았다. 그는 “르네상스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의 ‘석류 열매를 든 성모와 아기 예수’ 같은 작품에서 볼 수 있듯 석류는 풍요로움과 여성성의 상징”이라며 “달항아리가 발산하는 여성적인 곡선과 은은한 아름다움, 귀한 생명력을 상징하는 석류를 하나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작가가 도예가와 협업한 도자기 토르소도 여성의 뒷모습을 형상화한 새 연작이다.
대학에서 미술 이론(서울대 고고미술사학)을 전공한 그는 1996년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주립대에서 여성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남편의 해외 근무지였던 폴란드에서 포슬린 아트를 처음 접하고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2004년 국제포슬린작가협회 비엔날레 은상, 2005년 리스본 도자기 페인팅 세계대회 금상을 받았다. 지난 20년간 국내외에서 꾸준히 전시를 열었다. 2018년 터키 이스탄불 컨템포러리 아트페어에 처음 참가했고, 이후 해외 컬렉터의 관심도 부쩍 커지고 있다.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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