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순간까지 선을 긋던 박서보 화백이 세상을 떠났다
박지우 2023. 10. 15. 21:40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는 캔버스에 한 줄이라도 더 긋고 싶다”
단색화의 대가 박서보 화백이 향년 92세로 별세했습니다. 지난 2월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화가는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는 캔버스에 한 줄이라도 더 긋고 싶다”며 최근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왔죠. 화가는 1967년부터 무수히 많은 선을 그어 완성하는 '묘법' 연작을 선보이며 한국 현대 추상미술의 발전을 견인해왔습니다. 그는 “변화하지 않으면 추락한다. 타자와 다를 때 예술은 삶을 얻는다”라며 하루 14시간 이상을 작업에 몰두하며 수련과 변화를 거듭했어요.
오늘날 화가의 작품은 뉴욕현대미술관부터 구겐하임미술관, 퐁피두 센터, 도쿄의 현대미술관에 이르기까지, 유수의 미술관에 걸리며 세계적인 주목을 얻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한국 작가 최초로 루이 비통과 함께 특별한 핸드백을 선보이기도 했죠. 지난해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에서는 화가의 작품이 작가별 낙찰 총액 3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내년 여름에는 제주도 서귀포시에 박서보미술관이 들어섭니다. 화가는 "미술관에 오는 분들이 내 작품을 보고 속에 응어리진 것들을 다 풀고 치유하고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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