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승부사’ 박상현 "대상과 상금왕 도전하겠다"
코리안투어 첫 누적 상금 50억원 돌파 진기록
"몸 관리가 중요하다. 열심히 연습하면 된다"
박상현은 타고난 승부사다. 지기를 싫어한다. 1983년 4월생이다. 40세가 넘었다. 나이는 들고 있지만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더욱 진지하다. 후배들이 닮고 싶은 선배 중 한 명이다. 지난주 한국프로골프(KPGA) 스릭슨(2부)투어 최종전에서 우승한 정재훈은 "박상현 선수처럼 오랜 시간 동안 투어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박상현이 또 한 번 베테랑 파워를 과시했다. 그는 15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파72·7471야드)에서 끝난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에서 ‘PGA 멤버’ 임성재, 배용준과 동타(17언더파 271타)를 이룬 뒤 18번 홀(파5)에서 속개된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우승 이글’을 낚았다. 1998년생 임성재, 2000년생 배용준 등 어린 선수와의 대결에서 이긴 짜릿한 역전 우승이다.
박상현은 우승 직후 울컥했다. 지난 3일 별세한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명예회장에게 감사를 전하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회장님이 골프를 너무 사랑하셔서 제가 우승하는 걸 항상 기뻐하셨다. 회장님, 너무 감사합니다"라며 모자를 벗고 허리 숙여 인사했다. 박상현은 2015년부터 동아제약 후원을 받아 모자에 ‘박카스’ 로고를 달고 뛴다. ‘박카스 아저씨’, ‘카스 형’이라는 별명도 있다.
박상현은 자기 관리가 뛰어난 선수다. 40세가 넘은 나이에도 젊은 선수들과 투어에서 경쟁하는 비결이다. 이번 대회에선 1라운드부터 최종라운드까지 마사지를 받으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그는 "몸 관리가 중요하다. 허리가 조금 좋지 않아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부상이 없다면 40대 중반까지 젊은 선수들과 우승 경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부상 없이 잘하자는 마음을 항상 갖고 있다"고 했다.
박상현은 롱런하는 힘에 대해선 노력을 꼽았다. 그는 "나도 아직까지 이렇게 하는 것에 대해 신기할 때가 있다"며 "성실함이다. 연습을 열심히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골프를 완전히 놓기 전까지 계속 공부도 해야 한다. 아직도 TV 중계를 보면서 괜찮은 선수의 플레이를 따라해 보기도 한다. 이런 열정과 관심이 오래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상현은 이 대회에서 명승부를 연출했다. 3타 차 3위에서 출발해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묶었다. 1~3번 홀 3연속 버디와 8~9번 홀 연속 버디 등 전반에 무려 5타를 줄이며 우승 경쟁을 펼쳤다. 1타 차 공동 2위 상황에선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극적으로 연장전 합류했다. 1차 연장전에선 버디를 낚았고. 2차 연장 승부에선 약 211m 남은 거리에서 4번 아이언을 잡고 2온에 성공시킨 뒤 이글을 사냥했다.
박상현은 "지난해 개막전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추가하지 못해 초조하기도 했지만 이렇게 우승을 차지하게 돼 기쁘다"고 환호한 뒤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이라 믿었고 마지막 홀까지 최선을 다했다. 운 좋게 이글을 잡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임성재 선수는 워낙 훌륭한 선수이기 때문에 큰 긴장 없이 플레이했다"며 "상대의 실수를 바라기보다는 스스로 도전적이고 과감하게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박상현은 통산 12승째로 우승 상금 3억원을 보태 코리안투어 사상 최초로 누적 상금 50억원(50억4086만원을)을 돌파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우승자 부상인 제네시스 GV80 쿠페 차량과 내년 7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DP월드투어 공동 주관의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 출전권도 거머쥐었다. 시즌 상금 6억5430만원을 쌓아 한승수(미국·7억1784만원)에 이어 2위로 도약했고.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는 4위(4138.81점)에 올랐다. 이 부문 1위는 함정우(4861.42점)다.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상현은 시즌 목표를 바꿨다. 이번 대회 끝나고 아시안투어에 집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젠 ‘제네시스 대상’과 ‘제네시스 상금왕’을 동시에 석권하는 것이다. 박상현은 "기회가 찾아왔다. 우승 확정 후 이전에 신청해 놓은 아시안투어 대회 출전을 다 취소했다"면서 "아직까지 대상을 받은 적이 없다. 국내 무대에 집중하면서 대상과 상금왕을 차지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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