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S, 평화·구국기도회 연다고 해놓고 정명석 두둔

임보혁 2023. 10. 15.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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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전문가 “평화는 구실일 뿐, 교주 정명석 감싸기”
JMS 신도들이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민족과 세계를 위한 화합과 평화 구국기도회’ 집회를 갖고 있다. 조승현 기자

한국교회 주요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기독교복음선교회(JMS·총재 정명석)가 15일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며 정명석 감싸기에 나섰다.

JMS는 이날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연 이 집회를 ‘민족과 세계를 위한 화합과 평화 구국기도회’라 칭하며 전 세계의 평화와 화평을 위해 기도하고자 모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집회는 결국 여신도 성폭행 혐의로 검찰에 정식 기소돼 재판받는 교주 정명석을 옹호하는 발언들로 가득했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에서 2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넘는 JMS 신도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는 노란색 모자를 쓰고 상·하의를 흰색으로 맞춰 입은 신도들로 가득했다. 외국인 신도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맞춰 찬송가를 부르며 집회에 참석했다. 정통 개신교와는 다른 내용의 JMS 자체 찬송가도 있었다.

특히 이날 JMS는 최근 열린 일련의 JMS 관련 집회와 달리 조직 이름을 전면에 내걸고 ‘평화’를 앞세웠다. JMS 측은 그동안 JMS교인협의회 주최로 열린 앞선 집회들이 정명석을 위하는 내부 신도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일 뿐이라며 선을 그어왔다. 하지만 감리교이단피해예방센터장 차재용 목사는 “겉으로는 평화를 위한 구국기도회라고 하지만 이날 집회 역시 실제로는 정명석을 감싸려는 의도가 더 크다”고 분석했다. 또 “성폭행 피해자들이 제시한 증거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명석이 잘못한 것이 없다거나, 재판이 불공평하게 진행된다고 주장하는 건 우리나라 사법기관을 눈먼 기관으로 보는 처사다”고 비판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JMS 측이 그동안 주장해온 교리를 상황에 따라 끼워 맞춰 바꾼 정황도 포착됐다. 이단 전문가들에 따르면 JMS는 그동안 정명석을 ‘재림 예수’처럼 여겼다. 이날 집회에서는 미국인, 일본인, 중국인 신도가 나서 ‘기도호소문’을 발표했는데, 이 호소문에는 “우리는 영적으로 신랑 되신 예수님을 모시고 천주교의 신부처럼 결혼하지 않고 하나님 사역에 인생을 바친 사람들이다”며 “이는 예수님과의 영적 사랑이지 육체적 사랑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두고 차 목사는 “과거와 달리 예수와 정명석을 분리해서 강조하는, 대표적인 보여주기식 교리 변개 행태다”라며 “현재도 JMS 측은 끊임없이 교리를 수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변해야 할 종교 교리가 상황에 따라 바뀐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날 집회 현장에 나온 신도들은 정명석을 그저 스승이나 참 목자로 따를 뿐이라 항변했지만, 이단 전문가들은 결국 정명석을 교주처럼 따르는 반기독교적인 신앙과 다를 바 없음이 여전히 드러났다고 지적한다.

‘전 세계 구국기도회’라고 적힌 노란 모자를 맞춰 쓴 JMS 신도들이 여의대로 바닥에 앉아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조승현 기자

또 JMS는 정명석을 위해 여성 신도 위주로 ‘신앙스타’를 꾸려 직접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날 집회에서 JMS 측은 ‘신앙스타’를 남녀 구분 없이 결혼하지 않고 JMS 교리에 따라 살아가는 신도라고 주장하며 남성 신앙스타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단 전문가들은 이 역시 남성 신앙스타는 대내외적으로 반론에 사용하기 위한 홍보용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집회 생중계 영상을 시청한 일부 누리꾼들은 “선생님(정명석)처럼 깨끗한 분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거나 “​제발 정명석 목사님과 선교회를 향한 비난과 악평을 멈춰달라” 등의 댓글을 달며 정명석을 옹호했다. 게다가 집회 현장에서는 “우리는 그 어떤 폭력적인 행동도 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울려 퍼졌다. 하지만 현재 정명석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들은 온라인과 현장 집회 등에서 자신들을 비난하는 일부 신도들 때문에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겪는다고 호소한다. JMS 측의 주장과 달리 폭력적인 2차 가해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차 목사 역시 “이 같은 내용의 집회가 열렸다는 것만으로도 피해자들에게는 두려움과 부담감으로 작용하는 만큼 2차 가해가 이뤄진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비판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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