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들’이 먼저 베트남전 완승 시범…U-18축구대표팀, EOU컵 우승

송지훈 2023. 10. 1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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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U컵 U-18 국제축구대회에서 한국이 우승하며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한국 선수들. 사진 EOU컵조직위원회

한국 18세 이하(U-18) 축구대표팀이 동남아시아의 신흥 강호 베트남을 꺾고 EOU컵 국제대회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이창현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코치가 이끈 한국은 15일 서울 양천구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3 서울 EOU컵 U-18 국제청소년대회(이하 EOU컵) 3차전에서 후반에만 2골을 몰아쳐 2-0으로 이겼다.

한국은 앞서 치른 우크라이나전(4-2승)과 모로코전(1-1무) 결과를 묶어 2승1무 승점 7점으로 이번 대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승점 6점의 우크라이나(2승1패), 4점의 튀니지(1승1무1패), 0점의 베트남(3패)을 제치고 이 대회 초대 챔피언의 영예를 안았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 모로코가 우크라이나에 3-4로 패하며 한국은 베트남전 킥오프를 앞두고 우승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2차전까지 한국과 나란히 승점 4점(1승1무)을 기록 중이던 모로코가 우크라이나와의 최종전마저 이겼다면 한국은 베트남전 다득점 승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승리하면서 한국이 베트남에 이기면 스코어와 상관없이 우승컵을 품에 안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우승에 대한 긴장감이 다소 떨어진 최종전 상황이 외려 선수들에게 독으로 작용했다. 한국은 베트남을 상대로 시종일관 공세를 이어가면서도 골 맛을 보지 못 했다. 이따금씩 베트남의 과감한 역습에 아찔한 실점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한국의 골 소식은 선수들이 심기일전하고 그라운드를 다시 밟은 후반에 집중됐다. 첫 골은 후반 10분에 터졌다. 상대 문전에서 발생한 혼전 상황에서 볼을 빼앗은 김도윤(수원FC U-18)이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로 가볍게 밀어 넣어 베트남의 골 망을 흔들었다.

후반 21분에는 한국의 속공 찬스에 상대 위험지역 내 오른쪽을 파고든 진준서(과천고)가 볼을 받은 뒤 오른발로 마무리해 스코어를 벌렸다. 기세가 오른 한국이 남은 시간 공세를 이어갔지만 추가골 없이 승부를 마무리 했다.

공교롭게도 한국 A대표팀은 오는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을 상대로 A매치 평가전을 치른다. 이틀 전 18세 이하 대표팀 간 맞대결에서 아우들이 먼저 승전보를 전하며 형님들에게 건전한 자극을 준 셈이 됐다.

EOU컵 U-18 국제축구대회에서 한국이 우승하며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경기 후 시상식에 앞서 기념 식수를 함께 하는 한국과 베트남 선수들. 사진 EOU컵조직위원회

우승을 이끈 이창현 감독은 “국제대회를 통해 우리 선수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면서 “다음 (연령별) 월드컵에 나설 대표팀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에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미드필더 정마호(신평고)는 “짧은 시간이지만 세계 여러나라 선수들과 뛸 수 있어 좋은 경험이 됐다”면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EOU컵은 지구촌의 평화를 기원하고 환경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올해 신설한 대회다. 대회 명칭 ‘EOU(Earth on Us)’는 지구와 공동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참가국 명단에는 과거 전쟁 또는 분단의 아픔을 겪었거나(대한민국, 베트남, 모로코) 현재 전쟁 중인 나라(우크라이나)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중 우크라이나는 이번 대회 출전 경험을 발판 삼아 다음달 19세 이하(U-19) 유로2024 예선에 나설 예정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대회답게 환경 보전을 위한 노력 또한 병행했다. 세계자연기금(WWF)이 파트너로 참여해 대회 기간 내내 관중의 대중교통 이용 및 텀블러 사용을 장려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시상용 트로피 또한 금속 물질이나 플라스틱을 배제하고 친환경 원목 재질로 만들었다. 한국스포츠에이전트협회가 주최를, 서울특별시와 신한은행이 후원을 각각 맡았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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