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수원] 박정아·야스민 가세한 페퍼, 분명 강해졌는데...조직력 강화는 여전히 숙제
안희수 2023. 10. 15. 18:23
도약을 노리는 페퍼저축은행이 2023~24시즌 첫 경기에서 석패했다. 아직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모습이다.
페퍼저축은행은 15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3(9-25, 25-18, 15-25, 18-25)으로 패했다. 새 외국인 선수 야스민이 17득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올 시즌부터 합류하는 박정아가 11득점했다.
공격력은 전반적으로 강해졌지만, 조직력과 기본기는 흔들리는 모습이 보였다. 경기 전 조 트린지 감독이 강조한 기본기 중 서브는 나쁘지 않았지만, 리시브는 불안했다.
페페저축은행의 선발 라인업은 현대건설에 밀리지 않았다. 국내 최고 공격수 박정아에 검증된 외국인 선수 야스민, 국가대표 리베로 오지영 등 면면이 화려했다.
페퍼저축은행의 경기력은 1세트 매우 안 좋았다. 박정아는 7월부터 이어진 국가대표팀 일정 강행군 탓인지 몸이 너무 무거워 보였고, 세터 이고은과 야스민의 호흡도 좋지 않았다. 결국 5-6에서 연속 6실점하며 승기를 내줬다. 그나마 힘이 있었던 야스민도 리그 대표 미듭블로커(센터) 양효진에게 블로킹을 당했다.
공격은 번번이 막혔고, 서브 리시브도 흔들렸다. 결국 페퍼저축은행은 두 자릿수 득점조차 하지 못했다. 8-22에서 서브 에이스를 허용했고, 이어진 공격에서 이한비의 공격은 이다현의 블로킹에 막혔다. 서브 범실까지 범하며 9-25로 1세트를 내줬다.
페퍼저축은행은 2세트도 불안한 서브 리시브와 함께 시작했다. 불안정하게 올라온 공을 야스민이 제대로 넘기지 못하며 블로킹을 내줬다. 이어진 상황에서 박정아가 백어택 공격을 시도했지만, 힘이 실리지 않았다. 현대건설 김다인은 3번 연속 박은서에게 목적타(특정 선수에게 서브를 보내는 작전)를 보냈다. 박은서는 서브 실점까지 내줬다.
하지만 바로 전세를 뒤집었다. 야스민와 박은서가 연속 오픈 공격을 해냈고, 야스민이 모마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하며 동점까지 만들었다. 서채원이 서브 에이스까지 해내며 이 경기 처음으로 리드를 잡았다.1세트 안 좋은 기운을 털어낸 페퍼저축은행은 이후 강서브로 상대 코트를 흔들며 대등한 경기를 이어갔다. 7-8에선 세터 이고은과 필립스가 완벽한 호흡으로 중앙 속공을 합작하기도 했다. 8-9에서도 박정아가 이 경기에서 가장 매끄러운 오픈 공격을 만들어 내며 득점했다. 박정아는 이어진 수비, 네트 앞 혼전 상황에서도 재치 있는 쳐내기 시도로 역전을 이끌었다.
중앙과 측면, 서브까지 살아난 페퍼저축은행은 점수 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17-14에선 박정아가 상대 주전 센터 이다현의 이동 공격까지 블로킹하며 기세를 올렸다. 박정아가 터치 아웃 득점, 상대 범실을 묶어 21-15까지 달아났고, 박은서가 호쾌한 백어택 득점까지 해내며 승기를 잡았다. 페퍼저축은행은 이후 박은서가 오픈 공격으로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고, 필립스가 중앙 공격을 성공하며 2세트를 잡았다.
승부처였던 3세트. 페퍼저축은행은 양효진에게 오픈공격과 블로킹을 허용하며 잠시 기선을 내줬지만, 모마의 이동 공격을 박은서가 가로막고, 수비 성공 뒤 이어진 공격에서도 득점을 해내며 역전까지 이끌었다. 하지만 4-4에서 모마에게 공격을 허용했고, 공격 범실만 3연속으로 범하며 다시 리드를 빼앗겼다. 이후 계속 끌려갔다. 8점 밀린 채 20점 고지를 내줬고, 수 차례 모마를 막지 못했다. 결국 1세트에 이어 다시 완패를 당했다.
패전 위기에 몰린 페퍼저축은행은 4세트, 모마와 박정아의 오픈 공격 득점을 앞세워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6-6에선 상대 김주향의 범실, 야스민의 백어택 득점으로 다시 앞서 나갔다. 이후 2세트처럼 점수 차를 4점으로 벌렸다.또 고비를 넘지 못했다. 11-8에서 모마와 양효진에게 오픈 공격을 허용하며 역전까지 허용했다. 11-12에서 박정아가 오픈 공격으로 응수했지만, 서브와 공격 범실, 속공 포히트가 연달아 나오면서 단숨에 4점 차 리드를 내줬다. 그렇게 전세를 내준 뒤 되찾지 못했다.
이날 페퍼저축은행은 박정아와 야스민, 쌍포가 더 강한 화력을 뿜어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줬다. 박은서와 이한비, 다른 국내 공격수도 성장세를 보여줬다. 아시아쿼터로 합류한 필립스도 분위기를 바꾸는 중앙 속공과 이동 공격을 수 차례 해냈다. 분명히 팀 전력은 나아졌다.
하지만 경험이 많은 선수들도 기본기가 흔들렸고, 한 번 무너진 상황에서 그 기운을 바꾸는 데 어려움을 겪는 건 지난 2시즌과 다르지 않았다. 이날 페퍼저축은행은 범실 31개를 기록했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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