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학교는 소멸 중’… 학생보다 교직원 많은 초·중·고 254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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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군 옥전초등학교에 다니던 유일한 3학년 학생이 지난달 가족과 함께 인근 도시로 이사를 갔다.
이용창 옥전초 교장은 15일 "교직원 수를 더 줄이면 학교가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 급식과 통학버스는 인근 옥산중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담임교사 중심으로 수업이 이뤄지는 초등학교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지만, 조만간 교과별로 교사가 필요한 중·고교도 직면하게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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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이태규 의원 공동 기획
‘역전 현상’ 학교, 1년 새 50곳↑
전북·경남·경북·전남 순 상>
경북 의성군 옥전초등학교에 다니던 유일한 3학년 학생이 지난달 가족과 함께 인근 도시로 이사를 갔다. 이제 남은 학생은 1학년 2명과 3학년을 제외한 학년 당 3명씩 모두 14명. 여느 작은 학교처럼 다른 학년을 섞는 복식학급으로 운영된다. 1·4학년, 2·6학년, 3·5학년이 묶여 있다. 3·5학년 교실엔 이제 5학년 3명만 남았다.
교직원은 17명이다. 이중 교사는 8명이다. 교장과 담임교사 3명, 과학·체육 전담 교사, 영양교사와 유치원 교사가 있다. 체육교사는 교무부장을 겸한다. 집이 먼 학생이 많아 통학버스 2대가 운영된다. 운전사와 안전도우미를 합쳐 4명이 있다. 급식 조리엔 2명이 일한다. 행정실에는 행정실장과 직원 1명 그리고 돌봄전담사가 있다. 이용창 옥전초 교장은 15일 “교직원 수를 더 줄이면 학교가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 급식과 통학버스는 인근 옥산중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옥전초처럼 교직원이 학생보다 많아지는 역전 현상이 전국 초·중·고교 254곳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으로 치면 고객보다 직원이 많은 ‘한계 학교’가 속출하고 있다. 학생 수 감소로 이런 학교들이 매년 느는 추세였지만 최근의 증가 속도는 더 가파르다. 지금은 담임교사 중심으로 수업이 이뤄지는 초등학교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지만, 조만간 교과별로 교사가 필요한 중·고교도 직면하게 될 일이다.
국민일보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과 공동으로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학생 수 60인 이하 소규모 학교 현황’을 분석했다. 교직원이 학생보다 많은 초·중·고교는 2019년 168곳, 2020년 186곳으로 증가했다가 2021년에 172곳으로 다소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204곳으로 다시 늘어나더니 올해 254곳으로 껑충 뛰었다. 1년 새 50곳 늘어났다.
학교는 국가가 정한 교육과정을 소화하면서 생활지도와 급식 등 복지 기능도 담당한다. 정상적으로 기능을 수행하려면 더이상 줄이기 어려운 최소 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학령 인구 감소는 이런 최소한의 교직원 규모 아래로 학생 수를 끌어내리는 현상을 낳고 있는 것이다.
이런 한계 초등학교는 5년 전인 2019년 82곳에서 올해 166곳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중학교는 같은 기간 78곳으로 동일했고, 고교는 8곳에서 10곳으로 비슷했다.
지역별로는 전북이 58곳으로 가장 많았다. 경남이 50곳으로 뒤를 이었고 경북 42곳, 전남 39곳, 강원 29곳 순이었다. 경남의 경우 2019년 22곳이었지만 5년 만에 갑절 이상 늘어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출생 인원과 겹쳐보면 학교의 미래는 더욱 암울해진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2016년생은 43만2065명이다(지난 6월 30일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40만명 넘게 학교에 들어갔는데도 신입생을 1명도 받지 못한 학교가 163곳이나 됐다. 2019년보다 34곳 늘어났다. 신입생 ‘1~3명’ 학교는 593곳으로 5년 전에 비해 132곳 증가했다.
내년 취학하는 2017년생은 38만6547명으로 40만명대가 무너진다. 이후 낙폭은 더 커져 2020년생은 29만2357명으로 30만명 선 아래로 주저앉는다. 지난해 출생 인원은 25만7293명, 올해는 23만명대로 추산된다. 올해 태어난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는 2030년에는 현재보다 취학 인원이 20만명가량 증발해 반 토막 나게 된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김용현 김재환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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