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기지 확대, 산업 부활… 대만·일본 ‘반도체 밀월’ 강화

김준엽 2023. 10. 1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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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과 일본의 '반도체 밀월'이 뜨거워지고 있다.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는 일본에서 생산기지 건설을 확대한다.

일본은 TSMC를 포함한 글로벌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노린다.

모리스 창 TSMC 창업자는 지난 13일 대만에서 열린 TSMC 연례 체육대회에 참석해 일본과 싱가포르를 반도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지역으로 꼽았다고 닛케이아시아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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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과 일본의 ‘반도체 밀월’이 뜨거워지고 있다.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는 일본에서 생산기지 건설을 확대한다. 일본은 TSMC를 포함한 글로벌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노린다.

TSMC는 현재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 공장을 건설 중이다. 총 건설비만 1조엔(약 9조원)에 이른다.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이 공장에선 12나노 공정의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TSMC는 2공장 추가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 2공장에는 6나노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을 저울질하고 있다.

TSMC의 일본 공장 확충은 미국 애리조나 공장의 건설 지연과 맞물린다. 애리조나 공장은 2024년 가동 예정이었으나, 미국 노동자들과 갈등을 빚으며 2025년으로 늦춰졌다. 미국이 첨단 공장을 운영한 노하우·인력에서 부족함을 드러낸다는 걸 고려하면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반면, 일본은 반도체 장비 및 재료 공급망을 잘 갖췄고 대만과 비슷한 직장문화를 지녀 매력적인 투자처다.

모리스 창 TSMC 창업자는 지난 13일 대만에서 열린 TSMC 연례 체육대회에 참석해 일본과 싱가포르를 반도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지역으로 꼽았다고 닛케이아시아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두 나라는 반도체 제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일본은 근무 문화도 매우 좋다”고 말했다.

TSMC는 대만에서 3나노 이하 최첨단 공정을 만들고 미국 일본 유럽 등으로 생산 기지를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반도체가 안보자산으로 급부상하면서 주요 국가에서 반도체 생산기지를 끌어들이려고 하기 때문에 해외 진출은 불가피하다. 다만 첨단 공정은 대만 안에 둬 ‘실리콘 방패’를 유지한다.

일본은 해외 기업을 유치해 과거의 반도체 산업 위상을 되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TSMC, 마이크론, 삼성전자 등이 일본 내 공장 건설에 나섰고 인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등도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TSMC 1공장에 4760억엔의 보조금 혜택을 줬다. 2공장 건설 시 9000억엔의 보조금을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이르면 12월에 반도체 등의 생산공장을 대상으로 토제 규지를 완화할 예정이다. TSMC에서 2공장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농지 제한까지 풀어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다.

일본 정부의 목표는 ‘자국 내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다. 궁극적 목적은 ‘라피더스’ 같은 일본 반도체 기업이 다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라피더스는 지난 2021년 도요타, 소니, 소프트뱅크 등의 일본 대기업 8곳에서 공동 설립한 반도체 회사다. 오는 2027년 2나노 반도체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IBM과 손잡고 2나노 공정을 개발하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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