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중세·르네상스 시대 프레스코화 세계로의 초대

최기영 2023. 10. 1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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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에서 가장 오래된 기법 중 하나인 프레스코(Fresco)화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중세, 르네상스, 현대 시대를 넘나드는 작품 세계로 재현됐다.

14일부터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시회 '프레스코화로 만나는 중세, 르네상스, 현대'에서다.

이번 전시회에는 교회 남측 지하 5층 사랑아트갤러리(17점)와 북측 1층 로비(2점)에서 프레스코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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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교회 창립 45주년 맞아 ‘프레스코화’ 전시회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만날 수 있는 기회
서울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북측 1층 로비에 전시된 가로 5.4m 세로 3.5m의 ‘아테네 학당의 오마주(Homage to School of Athens)’ 프레스코화 작품. 사랑의교회 문화예술사역부 제공


회화에서 가장 오래된 기법 중 하나인 프레스코(Fresco)화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중세, 르네상스, 현대 시대를 넘나드는 작품 세계로 재현됐다. 14일부터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시회 ‘프레스코화로 만나는 중세, 르네상스, 현대’에서다.

견고하고 단단한 제작 과정을 거치며 탄생하는 프레스코화는 석회를 사용하는 회화 기법이다. 폼페이 벽화, 고구려 고분벽화,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장과 제단 벽화,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등이 프레스코 기법이 사용된 대표적인 작품이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제작 당시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사랑받고 있다.

사랑의교회 문화예술사역부 아트디렉터 안기순 권사는 “프레스코화에 사용되는 기법은 석회 모르타르가 석회석으로 환원되는 과정을 거치며 매우 단단해져 수천년을 견뎌낼 수 있는 내구성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갓 바른 회벽에 안료를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프레스코화는 젖은 회벽이 마르기 전, 즉 회벽의 표면에 탄산칼슘 막이 생기기 전에 끝마쳐야 하기 때문에 가능한 빠르게 그림을 완성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만큼 예술적 가치도 높다”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14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프레스코화로 만나는 중세, 르네상스, 현대’ 전시회 현장 모습. 사랑의교회 문화예술사역부 제공


이번 전시회에는 교회 남측 지하 5층 사랑아트갤러리(17점)와 북측 1층 로비(2점)에서 프레스코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로비에 전시된 ‘아테네 학당의 오마주(Homage to School of Athens)’은 가로 5.4m 세로 3.5m에 달하는 초대형 작품이다. ‘부활하신 예수님’ ‘삼위일체’ 등 중세시대 화풍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과 르네상스시대를 맞으며 원근감과 입체적인 인물 묘사가 두드러진 ‘리비아의 선지자(Prophets of Libya)’ ‘동방박사의 여행(Journey of the Magi)’도 눈에 띈다.

유화와 캔버스의 등장으로 미술계의 외면을 받던 프레스코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장을 마련했다는 점도 이번 전시회가 갖는 중요한 의미다. 천장이나 벽면을 벗어나서는 존재하기 어려웠던 프레스코를 새로 개발된 재료를 활용해 ‘이젤 페인팅(캔버스 받침대를 놓고 그린 그림)’으로 작업할 수 있게 되면서 현대적인 확장을 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전시회의 대표 작가인 변영혜(서울대 미대, 광림교회 미술인선교회장) 선우항(서울대 미대, 스튜디오 프레스코레아 대표) 작가는 현대적 프레스코화의 새로운 개척자들로 꼽힌다. 안 권사는 “다수가 함께 향유하고 감상할 수 있는 벽화 제작이 드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두 작가가 프레스코로 신앙적으로 의미 있고 높은 예술성을 보여주는 대형 벽화를 시도해 활발하게 소통을 추구한다는 점이 감동적”이라고 전했다.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14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프레스코화로 만나는 중세, 르네상스, 현대’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랑의교회 문화예술사역부 제공


오정현 목사는 “창작의 고통과 고비마다 주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수고의 땀방울이 진액처럼 고아진 귀한 작품들을 전시하게 돼 감사하다”며 “작품들 사이를 거니는 모든 이들의 마음과 영혼에 참된 쉼과 평안이 충만해지고 행복한 시간을 누리시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오는 12월 9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는 주 3회 수요일(오전 10시~오후 5시) 토요일(오전 6시 30분~오후 5시) 주일(오전 9시 20분~오후 5시) 감상할 수 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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