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혐의 임옥상, '청계천 전태일 동상' 교체 수순

'대지의 눈’ ‘세상의 배꼽’ 이후 3번째
숙의위 지난 12일 전태일재단에 권고문 보내

민중미술가 임옥상(73)씨 작품인 청계천 전태일 동상이 새로운 조형물로 교체될 전망이다. 앞서 임씨는 지난 8월 자신이 운영하던 미술연구소 직원을 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15일 전태일 동상 존치·교체 숙의위원회(숙의위)에 따르면 숙의위는 지난 12일 전태일 열사의 뜻을 기리는 새로운 조형물을 세워달라는 내용의 권고문을 전태일재단에 보냈다.

숙의위는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위원 9명이 참석한 회의에서 이를 결정했다. 회의에서는 전태일 열사 53주기인 다음 달 13일까지 동상 철거를 마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으나 숙의위는 시기를 못 박지는 않았다.

다만, 동상 존치 여부와 관련해 재단이 숙의위에 위임한다고 밝혀 조만간 재단의 공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태일 동상은 2005년 청계천 복원 당시 노동자와 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청계천 평화시장 앞 전태일다리에 설치됐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5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작가의 작품을 두는 게 맞지 않는다”면서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추모 공간 ‘기억의 터’ 등에 설치돼 있던 임씨의 작품인 ‘대지의 눈’과 ‘세상의 배꼽’ 등을 철거했다.

산하기관인 서울시립미술관도 임 작가의 작품 ‘서울을 그리다’를 철거 조치했다. 대검찰청은 우리나라 1호 검사인 이준 열사를 기리는 차원에서 구입해 전시한 임씨의 작품‘이준 열사 흉상’을 치웠고, 외교부는 이집트대사관이 갖고 있던 판화 작품 ‘꽃’ 시리즈 8점과 카자흐스탄대사관에 전시돼 있던 서양화 '한바람' 등 해외 공간에서 전시 중이던 작품들을 비공개 조치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