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조난, 50대 실족…'10월의 공포' 산악사고 가장 많은 산은

문희철 2023. 10. 1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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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이 산악 사고 현장에서 소방헬기를 활용해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 소방청]

선선한 가을을 맞아 산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는 가운데 산악 사고는 북한산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또 조난 사고가 가장 많은 나잇대는 20대, 실족·추락 사고가 많은 것은 50대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15일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한 ‘서울시 등산객 산악사고 다발지역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시는 201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산악사고 유형을 분석했다.

서울시 산악사고 건수는 코로나 발생 첫해인 2019년 925건에서 2020년 1217건, 2021년 1287건, 지난해 1429건으로 증가세다. 특히 연중 10월, 주말 오후 1∼3시 사이 출동이 가장 많다고 시는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10월엔 월별 산악 사고 발생 건수가 200건을 넘어서기도 했다.

최근 16개월간 서울 산악 사고 발생 지역. 그래픽=차준홍 기자

서울시, 가을 산악 사고 대책 추진

서울에서 최근 16개월 동안 실족추락 사고(왼쪽)와 조난 사고(오른쪽) 등 산악 사고가 자주 발생했던 장소. [사진 서울시]

북한산에서는 최근 16개월 동안 위치 파악이 가능한 산악 사고(695건)의 38.3%(266건)가 발생했다. 구조 대상자 파악이 가능한 사고(745명) 통계에 따르면, 중상자(52명)·사망자(6명)도 많았다.

관악산(66건)·도봉산(63건)도 사고가 잦다. 도봉산은 경상자(38명)가 북한산(149명) 다음으로 많다. 관악산은 상대적으로 안전구조 비율이 높았지만(64.6%), 관악산 정상과 국기봉 부근에서 실족 추락 사고가 상대적으로 빈번했다.

매년 10월마다 급증하는 서울 산악 사고 발생 건수. 그래픽=차준홍 기자

불암산(48건)·인왕산(45건)·아차산(32건)도 하이킹할 때 조심할 필요가 있다. 불암산은 4~5등산로(정암사길·돌다방쉼터길)에서 샛길이 많아 종종 길을 잃는다. 인왕산은 범바위~모자바위 인근, 아차산은 해맞이공원 부근에서 조심해야 한다. 사상자는 불암산 23명, 인왕산·아차산 각각 12명이다.

이밖에 수락산·호암산에서 최근 16개월 이내에 사망자가 각각 1명씩 발생했다. 이중 수락산은 안부삼거리~치마바위 구간에서 하산하던 등산객이 자주 조난 사고를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서울 산악 사고 발생 건수. 그래픽=차준홍 기자

한편 10월 서울 지역 산악 사고는 조난과 실족으로 인한 추락 사고가 가장 잦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가 가장 많고 60대, 20대 순이다.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이 더 산악사고를 자주 경험했지만, 20대 사고자만 여성이 더 많다. 시간대별로는 주말 오후 1~3시경 자주 발생한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이번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산악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산악구조 훈련 등 예방 대책을 추진한다. 황기석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매년 등산·도보 여행객은 증가하는 추세”라며 “가을철 안전한 산행을 위해 순찰을 강화하고 구조 훈련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수락산 조난, 아차산 염좌 사고 잦아

산에서 사고 신고가 접수되자 119 구조대가 출동해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 소방청]

전국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소방청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전국 산악사고 구조 건수는 3만3022건이다. 이 과정에서 소방청은 산에서 2만4234명을 구조했다.

전국 통계에서도 산악사고는 요즘 같은 단풍놀이 시즌에 가장 많았다. 9~10월 두 달간 전체 사고의 25%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실족·추락 사고가 가장 잦았고 조난하거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도 종종 있었다. 같은 기간 소방헬기 출동 건수 역시 10월(442건)이 연중 최고였다.

김승룡 소방청 장비기술국장은 “산행 전에 기상 정보를 확인해 당일 컨디션을 고려해 등산 코스를 정하고, 나 홀로 산행을 자제하는 게 좋다”며 “산행 시 안전 수칙을 지켜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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