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올 시즌 '최고의 결정력'→골 전환율 'PL 1위' 등극…순도 최강
(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울버햄프턴 공격수 황희찬이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골 전환율을 보여주며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프리미어리그는 15일(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황희찬은 올 시즌 득점 선수권 선수들 중 골문 앞에서 가장 깔끔하다"라며 황희찬의 골 전환율을 공개했다. 프리미어리그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5골 이상 득점에 성공한 선수들 가운데 슈팅 대비 득점 전환율이 무려 41.7%를 기록한 황희찬이 1위를 차지했다.
황희찬에 이어서 뉴캐슬 공격수 알렉산더 이삭(33.3%), 토트넘 주장 손흥민(26.1%)이 2위와 3위에 자리했고, 프리미어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엘링 홀란은 25%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기록에 따르면 황희찬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총 12개의 슈팅을 시도해 5개를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황희찬의 올 시즌 활약은 이러한 수치와 더불어 이미 경기 내 영향력으로도 체감할 수 있다. 황희찬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5골로 울버햄프턴 팀 내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놀라운 점은 올 시즌 황희찬 외에 울버햄프턴 선수 중 리그에서 2골 이상을 기록한 선수도 없다는 점이다. 팀 내 결정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황희찬의 활약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황희찬은 시즌 첫 두 경기에서 교체로 출전해 활약했지만, 브라이턴전에서 교체 출전 이후 득점을 터트리며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리그 3라운드 에버턴전에서 선발로 나왔다가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다만 부상 복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황희찬은 A매치 기간 직전에 치른 4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 원정 경기에 출전해 후반전 교체로 투입돼 세트피스 상황 때 헤더 득점을 터트리면서 '슈퍼 조커'로서 활약했다.
이후 9월 A매치 기간을 보내고 돌아온 황희찬은 리버풀을 상대로 전반 7분 만에 선제골을 기록하며 물오른 득점 감각을 선보였다. 문전 앞으로 올라온 공을 황희찬은 알리송과 수비수들이 크로스에 대처가 늦는 사이 곧바로 침투해 오른발로 슈팅을 시도했고, 알리송이 슛을 막는 듯 보였으나 공은 이미 골라인을 넘어버렸다.
황희찬은 리버풀전 득점 이후 루턴 타운전에서는 침묵했지만, 이후 입스위치 타운과의 풋볼리그컵(EFL컵) 경기와 맨체스터 시티전, 애스턴 빌라전까지 3경기 연속 득점을 터트리며 팀의 주포로서 맹활약했다.
맨시티전에서는 경기 전 황희찬을 '코리안 가이'라고 언급했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황희찬의 결승골로 패배한 후 "황과 마테우스 쿠냐 같은 선수들에게 공이 전달된 후 계속 돌파를 허용하면 위험하다"며 "충분히 선수들에게 경고한 바 있다"라며 황희찬의 이름을 제대로 언급하며 칭찬하기도 했다.
게리 오닐 울버햄프턴 감독도 황희찬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득점이고, 두 번째는 게임과 구조에 대한 그의 이해와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이해다. 그는 내가 요청하는 것에 대해 정말 좋은 지능을 가졌다. 새로운 전술을 구현하려고 할 때 도움이 된다. 빠르게 이해하고 일을 하나로 엮어낼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한데, 황희찬은 바로 그런 사람이다. 그는 정말 침착하고, 득점을 하기 위해 올바른 영역에 도달하는 본능을 보여준다"라고 감탄했다.
황희찬은 지난 애스턴 빌라전 득점으로 공식전 3경기 연속 득점을 터트린 이후에는 울버햄프턴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는 주장까지 등장했다. 축구 통계매체 '옵타(Opta)'는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에서 5경기 연속으로 득점에 관여한 최초의 울버햄프턴 선수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리그 37라운드 마지막 홈 경기였던 에버턴전을 시작으로 올 시즌 팀의 첫 홈경기였던 리그 2라운드 브라이턴전에도 득점을 터트렸다. 이후 리버풀을 상대로도 페드로 네투의 크로스를 받아 선제골을 터트리며 홈 3경기 연속골에 성공했으며, 맨시티전에서는 홈에서 팀에 승리를 안기는 결승골까지 기록했다. 애스턴 빌라전 선제골까지 최근 5번의 리그 홈경기를 치르는 과정에서 황희찬의 득점이 없었던 경기는 한 차례도 없었다.
다만 황희찬은 이러한 기록에도 불구하고 애스턴 빌라전에서 승리하지 못하자,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쉽게 홈에서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양 팀 모두 잘 싸웠다. 매우 힘들었지만, 동시에 매우 중요한 승점을 얻었다"라며 "우리 팀은 매 순간 다음 경기만 생각하고 있다. A매치 기간을 가진 뒤 휴식을 취하고 돌아올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경기 내에서만 그의 활약이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황희찬은 팬서비스로도 울버햄프턴 최고의 선수라고 인정받았다.
영국 매체 '몰리뉴 뉴스'는 "맨시티전 결승골을 넣은 황희찬의 현명한 제스처"라며 황희찬에 대해 보도했는데 "황희찬은 울버햄프턴이 맨시티에게 시즌 첫 패배를 안겨준 시간의 영웅이었다. 그는 경기 후 경기장 밖에서도 클래스를 선보였다. 그는 한국 사람들에게 인사하며 다시 한번 품격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전했다.
이어 "울버햄프턴은 황희찬이 경기 후 한국 팬들을 만나는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팬들을 경기장으로 부르고,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사인을 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황희찬이 이런 것은 처음이 아니다. 황희찬은 프리시즌에도 비가 쏟아지는 홈구장에서 팀이 루턴 타운과 0-0 무승부를 거둔 이후 팬들에게 오래 인사를 건넸다"라며 황희찬의 태도를 칭찬했다.
실제로 황희찬은 프리시즌 당시 영국 기자들에 의해 늦은 시간까지도 경기 후 퇴근을 미루고 사인 해주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일부 매체에서는 "늦게까지 남아 빗속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사진을 찍어 주는 한 선수가 있다. 이런 것들은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라며 황희찬에게 박수 이모지를 보내며 응원했다.
매체는 황희찬의 이러한 팬 서비스에 대해 "황희찬은 탑 맨이다. 이런 모습은 언제나 보기에 훌륭하다. 그는 경기장에서 맹활약할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작은 일들이 팬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그는 분명히 겸손하고 현실적인 사람이며, 그와 팬들에게 자랑스러운 사람이다"라고 칭찬했다.
한편 황희찬과 함께 순위에 자리한 손흥민은 총 23개의 슈팅을 기록해 이중 6개의 슈팅을 득점으로 연결지었다. 특히 손흥민은 팀에 리드를 안기거나 경기의 균형을 맞추는 득점을 터트리며 골의 가치 또한 매우 높았다.
황희찬과 손흥민의 올 시즌 활약에 대해서는 이미 다른 기록에서도 증명된 바 있다. 축구통계매체 옵타(Opta)는 공식 SNS를 통해 "손흥민과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골과 기대 득점 사이에서 가장 긍정적인 차이를 기록했다. 그들은 프리미어리그의 어떤 선수보다도 골과 기대 득점의 차이가 크다. Korean Guys(한국남자들)"이라며 두 선수의 기대 득점 대비 득점에 주목했다.
기대 득점은 득점 기회 상황에서의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될 확률을 의미하는 수치다. 기대 득점이 낮으면 해당 상황에서의 득점 가능성이 떨어지고, 높으면 득점 가능성 또한 높다. 결국 기대 득점이 낮음에도 많은 골을 기록하는 선수가 결정력이 뛰어난 선수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
이번 옵타의 분석에 따르면 손흥민과 황희찬은 올 시즌 기대 득점을 각각 3.2xG, 1.2xG를 기록했는데, 득점은 각각 6골과 5골이다. 득점과 기대 득점의 차이는 각각 +2.8, +3.8인데, 이 수치는 프리미어리그 최고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의 경우 이미 이 부문에서는 최고 수준의 선수 중 한 명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번리전에서도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기대 득점이 경기 내내 1.13에 불과했다. 또한 그는 올 시즌 직전 축구 통계사이트 '스태츠 봄(Stats Bomb)'의 분석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에서 시도한 슈팅 588개의 기대 득점이 71.69였는데, 당시 프리미어리그 통산 103골로 기대 득점보다 무려 31골가량을 더 넣은 결정력을 인정받았다.
황희찬은 결정력이 상승하며, 그간의 평가를 뛰어넘는 활약을 선보였다. 황희찬은 지난여름 이적시장에서 리즈 이적설이 무산되며 "1년 전 황희찬에게 관심을 보였던 리즈는 이제 그 관심이 시들었다"라며 "황희찬은 골 결정력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경력을 정상 궤도에 올리기 위해 아예 해외에서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라는 평가가 일부 매체에서 나오기도 했는데, 올 시즌 활약으로 이러한 평가를 뒤집었다.
황희찬이 자신에 대한 평가와 여러 우려를 뒤집고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공격수 수준의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그가 앞으로 보여줄 활약상에도 팬들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프리미어리그 SNS, 옵타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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