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한자 복원? 문화재청 공개한 현판은 가짜... 나라망신"
[김슬옹 기자]
▲ 문화재청의 한자 복제현판 반대 시위용 현수막 문화재청의 한자 복제현판 반대 시위용 현수막 @한글학회 |
ⓒ 리대로 |
이를 두고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 회장 차재경, 한글학회 회장 김주원,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회장 최홍식, 광화문한자복제현판반대투쟁본부 본부장 리대로 등은 관련 회원들과 함께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광화문 한자 복제 현판 반대'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 2023년 8월 29일 한글회관에서 광화문한자복제현판반대투쟁본부 출범 기자회견 2023년 8월 29일 한글회관에서 광화문한자복제현판반대투쟁본부 출범 기자회견 @한글학회 |
ⓒ 한글학회 |
앞서 한글 단체들은 지난 8월 29일 한글회관에서 광화문한자복제현판반대투쟁본부(이하 '광화문투쟁본부')를 출범한 바 있다. 이들은 "문화재청이 걸려는 현판이 복원 현판이 아니라 가짜 복제 현판"이라며 "2010년에 가짜현판을 걸고 원형이라고 속인 것이 부끄러워 광화문 월대 복원 기념식에 살짝 끼워 넣었다"고 주장했다.
광화문투쟁본부는 출범식 이후 1인 시위를 이어가는 한편 문화재청장에게 공개토론도 제안했으나 문화재청은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대로 본부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글이 태어난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에 한글현판을 다는 것은 나라와 국민에게 생기를 불어넣고 자긍심을 드높이는 일"이라며 "나라 얼굴인 광화문에 나라가 망할 때인 1910년 걸렸던 한자현판을 복제해 거는 건 나라 망신이고 나라와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일이기에 민족과 한글 역사에 그 잘못을 기록하고 바로잡으려고 기자회견과 1인 시위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화문투쟁본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강병인 한글 멋글씨 작가도 페이스북에서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존경하는 페북 친구분들께 호소합니다. 지금 문화재청이 지난 2010년 한자 광화문 현판을 달고서 고증이 잘못되어 다시금 만들어 놓고 이번에 그 한자현판을 걸겠다고 합니다. 10월 15일 광화문 월대 복원을 앞세워서 말입니다.
저 광화문 현판만큼은 훈민정음체나 한글로 해야 한다고 그토록 호소했지만 들은 척도 안 합니다. 여러분, 국민 세금으로 저 현판을 한자로 거는 우를 범하는 것을 막아 주십시오. 제발 국민의 의견을 들어보고 동의를 구하고 걸어야 합니다. 앞으로 수많은 외국 분들이 한국을 찾고, 대한민국의 중심인 광화문을 찾았을 때, 저 광화문의 현판이 한자라면, 여기가 대한민국인지, 중국인지 분간을 못 할 것입니다. 한자를 무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자는 엄연히 중국 문자로 세계가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광화문 한자현판을 그대로 다시 달게 한다면 천추의 한을 남기게 될 것입니다.
1968년부터 2010년까지는 광화문 현판은 한글이었음을 기억해 주십시오. 광화문이나 광화문 현판은 모두 새로 만들었기 때문에 한글현판이 42년 동안 걸려 있었고, 지금도 그 이유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호소합니다. 광화문 현판만큼은 한자가 아니라 한글이어야 합니다. 그 이유는 차고 넘칩니다. 부디 막아 주십시오.
몇몇 한글 단체나 운동가들로는 역부족입니다. 이것은 여야,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격을 위한 일이자 미래를 위해, 우리 후손을 위한 일입니다. 대통령실, 국회의원, 서울시장, 시민들께 이 사실을 알려 주십시오.
▲ 강병인 작가가 훈민정음 해례본 글꼴로 현판을 건 가상도 강병인 작가가 훈민정음 해례본 글꼴로 현판을 건 가상도 @강병인 |
ⓒ 강병인 |
앞서 광화문투쟁본부가 국치일인 지난 8월 29일에 출범식을 가진 것은 한말글을 빛내어 다시는 강대국에 나라를 빼앗기지 말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우리 으뜸 문화유산이며 우리 자긍심이고 자존심인 한글이 태어난 곳인 경복궁 정문에 다시 훈민정음체 한글로 현판을 달고 자주 문화를 꽃피워 세계 문화발전에도 이바지하자는 뜻이고 다짐이라는 것이다.
▲ 광화문 가짜 한자복제현판 반대 1인 시위 광화문 가짜 한자복제현판 반대 1인 시위(왼쪽부터: 김들풀, 이대로, 안철주, 이종구, 임정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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