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유학생 늘린다는데…어학능력 충족한 학생은 47%뿐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중 대학 입학·졸업이 가능한 어학 능력을 갖춘 유학생은 절반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2027년까지 유학생 30만명을 유치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유학생의 질 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회 교육위원회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내 4년제 대학 외국인 유학생 중 어학 요건을 충족한 비율은 2021년 47.3%, 2022년 47.8%, 올해 47.4%로 절반에 못 미쳤다. 교육부는 ‘외국인 유학생 및 어학 연수생 표준업무처리요령’을 통해 유학생의 대학(원) 졸업 요건으로 한국어능력시험(TOPIK, 토픽) 4급 이상 또는 토플(TOFEL) 530점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대(2·3년제)는 졸업 요건은 없으나 입학 시 토픽 3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지역별로는 서울은 3만1126명 중 1만7796명(57.2%)이 어학 능력을 충족한 반면 호남제주권은 6801명 중 2294명(33.7%)에 그쳤다. 서동용 의원은 “외국인 유학생 사이에서도 서울에 위치한 대학(원)의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어학 능력에서도 차이가 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원도 사정은 비슷했다. 어학 충족 비율은 2021년 44.2%, 2022년 47.4%, 2023년 48.2%로 학부와 비슷했다. 지역별로는 최고인 서울(61.8%)과 최저인 제주·호남권(29.8%)의 격차가 학부보다 더 벌어졌다.
전문대학은 어학 충족 기준이 토픽 3급으로 4년제 대학(원)보다 수준이 한 단계 낮음에도 불구하고 충족 비율이 꾸준히 하락했다. 토픽 홈페이지에 따르면 3급은 “문단 단위의 한국어 표현이 가능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정도”의 실력이다. 하지만 3급 이상을 취득한 학생은 2021년 28.3%, 2022년 26.6%, 올해 22.4%로 줄었다. 지역별로는 충청권 유학생의 어학 충족 비율이 11%로 서울(60.7%)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교육부는 지난 8월 ‘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 방안(study korea 300K)’을 발표하며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0만명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유학생 유치의 장벽 중 하나인 토픽 등 어학 평가 요소를 완화하겠다고 했다. 서 의원은 “기본적인 언어 소통 능력조차 갖추지 못한 외국인 유학생을 무분별하게 유치하는 것은 수업의 질 하락과 우리 대학 학위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까지 무너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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