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탄 승용차 쇠망치로 내리친 60대…정신질환 이유로 집유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어린이들이 탄 승용차를 쇠망치로 내리쳐 파손한 60대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고,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는 이유에서였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김형진 부장판사)는 재물손괴치상, 중손괴, 특수협박,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68)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4일 강릉에서 쇠망치를 휘두르며 주위 사람들에게 차례로 위협을 가하고 자동차를 파손한 혐의를 받는다.

먼저 50대 B씨가 사는 건물 주차장에서 아무 이유 업이 B씨에게 다가가 “죽이겠다”며 쇠망치를 휘둘렀다.

이어 100m가량 떨어진 도로에서도 아무 이유 없이 40대 C씨가 몰던 승용차 보닛, 사이드미러, 운전석 문, 뒷문 유리창 등을 여러 차례 내리쳤다.

곧이어 70대 D씨가 경적을 울렸다는 이유로 D씨 승용차 보닛과 유리창 등을 수십회 내리쳤다. 이로 인해 뒷좌석에 타고 있던 10세와 7세 아동들이 깨진 유리창 파편에 맞고, 정신적 충격을 받아 6개월간 치료가 필요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 상해를 입었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강릉지원은 “단기간에 무차별적으로 범행이 이뤄져 위험성이 매우 크고, 어린 피해자들이 느꼈을 공포와 고통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징역형을 내렸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앓는 정신질환이 범행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과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점, 건강이 좋지 않고 지인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을 참작했다”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다만 재범 방지와 성행 교정 등을 위해 보호관찰과 함께 정신질환 치료를 받으라고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