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김기현, 대통령실만 볼 거라면 대표직 감당 어렵다"

이경태 2023. 10. 15.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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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직 당직자 총사퇴 후에도 '김기현 용퇴론' 부글부글... 15일 긴급 의원총회서 결론 나나?

[이경태 기자]

 
▲ 휴대전화 보며 출근하는 김기현 대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3.10.13
ⓒ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5일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수습책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김기현 당대표의 진퇴 문제를 둘러싼 당 안팎의 각론이 분출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에 이어 5선 중진인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집권당 대표라는 자리는 당신이 감당하기에 버겁다"면서 사실상 김 대표의 용퇴를 요구했다.

서병수 의원은 이날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졌다. 누구누구를 손가락질할 것 없이 내 탓이고 우리 모두의 잘못이다. 왜 졌는지도 분명하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내내 '힘 있는 여당 후보'라는 슬로건이, '대통령과 핫라인'이라는 선거전술이 얼마나 웃음거리가 됐는지 되새겨보면 안다"며 이를 주장했다.

그는 "용산 대통령실에 책임을 떠넘길 생각일랑 버려야 한다. 책임은 어디까지나 당에 있다"라며 "국민의 심부름꾼이어야 할 당이 대통령실 뒤치다꺼리만 골몰하지 않았는지 되새겨보면 안다. 집권당이 대통령실 눈치를 보기 전에 국민의 마음부터 살피고 전달하라는 뼈아픈 질책. 이게 이번 보궐선거에서 확인된 민심"이라고 질타했다.

특히 김기현 대표를 겨냥해 "대통령실만 쳐다볼 게 아니라 국민의 소리를 앞서 전달할 결기가 있는가? 정부가 바른길을 갈 때는 확실하게 뒷받침하겠지만, 민심과 엇나갈 때는 야당보다 더 단호하게 바로잡겠다는 그런 결기가 당신에게 있는가"라고 물었다.

서 의원은 그러면서 "그럴 각오가 없다면, 물러나라. 집권당 대표라는 자리는 당신이 감당하기에 버겁다. 그럴 각오가 있다면, 다시 시작하라. 김기현 대표를 신임할지 혹은 불신임할 것인지는 지금부터 입으로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에, 보여주는 행동 하나하나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통령실과 당의 수직적 관계를 바꾸지 못하겠다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그는 "지금 절박한 과제는 집권당으로서의 리더십을 바로 세우는 일"이라며 "집권당으로서의 국민의힘은 대통령실과 함께 국정을 운영하는 핵심축이다. 집권당이 국정운영의 동반자로서 어떤 역할을 어찌하느냐에 국민의 삶과 나라의 앞날이 걸려 있다. 우리의 책임이 이토록 막중하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임명직 당직자 총사퇴 수용하면서 "분골쇄신" 다짐... 용퇴 없다?

이는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의 '주문'과도 맞닿아 있다. 홍 시장은 지난 14일 "패전의 책임은 장수가 지는 것이다. 부하에게 책임을 묻고 꼬리 자리기 하는 짓은 장수가 해선 안될 일"이라며 김 대표의 용퇴를 주장한 바 있다.

이철규 당 사무총장을 비롯한 임명직 당직자 전원이 같은 날(14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총사퇴한 것만으론 불충분하다는 지적이었다(관련기사 :
'강서참패' 국민의힘, 임명직 당직자 줄사퇴... 15일 의총 분수령 https://omn.kr/25zy2).

이에 대해 그는 "그 지도부로서는 총선 치루기 어렵다고 국민이 탄핵했는데 쇄신대상이 쇄신의 주체가 될 자격이 있나"라며 "모두 지도자답게 처신 했으면 좋겠다. 그게 당과 나라를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홍 시장은 "당 밖으로 눈을 돌리면, 용산(대통령실)의 간섭 없이 독자적으로 공천하고 당을 이끌어 가면서 총선을 치룰 훌륭한 분들이 있다"며 "지금 지도부는 태생의 한계 때문에 총선을 앞두고 또 도장들고 나르샤 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도 적었다. 22대 총선 승리를 위해선 공천 등에 있어서 대통령실과 적절히 거리를 두고 당의 독립적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홍 시장을 겨냥해 "당이 어려울 때 수습할 생각을 해야지 다 나가라고 하면 누가 수습하나"라며 "임명직 당직자들이 일괄사퇴까지 한 마당에 당의 원로께서 이렇게 초를 치는 건 보기 좀 민망하다"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이에 대해 "당대표가 당무를 잘못해 책임지고 물러나면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으로 수습을 하게 된다"며 "그걸 초 친다고 표현한 것은 좀 심했다. 책임져야 할 사람이 물러나지 않고 혼자 남아서 수습하겠다고 우기는 것이 오히려 넌센스"라고 반박한 바 있다.

한편, 김기현 대표는 본인 거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14일 임명직 당직자 전원 총사퇴에 대해 "당의 안정과 발전적 도약을 위한 임명직 당직자들의 결단을 존중하고 그 뜻을 수용하기로 했다"면서 "국민의힘이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당이 되도록 면모를 통합형으로 일신하고, 민생을 우선으로 하며, 개혁정당으로 발전적 도약을 해나갈 수 있도록 더욱 분골쇄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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