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확전되나…이란은 개입 경고, 美는 항공모함 추가 투입

박영국 2023. 10. 15.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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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이스라엘에 "당장 안 멈추면 통제불능 될 것"
이스라엘 '헤즈볼라 개입시 레바논에 보복' 시사
美, 제럴드 포드 항모전단 이어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항모전단 동지중해 이동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전차들이 이스라엘 남부에서 가자지구로 이동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인근에 전차와 군 장비를 집결해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음을 암시하고 있다. ⓒAP/뉴시스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및 민간인 학살‧납치 행위로 촉발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의 파장이 주변국으로 확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 AFP 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작전을 멈출 것을 요구하며 개입 가능성을 경고했고, 이스라엘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무력충돌 개입시 레바논에 대한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은 전쟁 확대 억제를 위해 이 지역에 두 번째 항공모함 전단을 파견했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의 이란 대표부는 1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와 대량 학살이 즉시 중단되지 않으면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며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 책임은 유엔과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안보리를 막다른 길로 모는 국가에 있다”고 경고했다.

같은날 이란은 유엔을 통해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공격을 계속할 경우 이란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두 명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이 이날 유엔의 중동 특사 토르 벤네슬란드를 만나 “이번 분쟁이 지역 전쟁으로 번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있는 민간인들의 석방을 돕고 싶다”면서도 “이란에는 ‘레드라인’이 있으며,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이 계속되고 특히 지상전을 실행한다면 이란도 이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를 지원해온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경우 이미 여러 차례 무력충돌 개입을 천명한 상태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대한 보복공격까지 언급하며 헤즈볼라에 경고를 보냈다.

차히 하네그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은 양면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집중하고 있고, 헤즈볼라가 사실상의 레바논의 파괴를 초래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란과 헤즈볼라의 개입과 그에 따른 확전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 여부에 달린 것으로 분석된다. 주변국들뿐 아니라 친 이스라엘 성향의 서방국들과 유엔(UN)까지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군 투입은 수많은 민간인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우리 목표는 하마스와 테러조직의 행정과 군사 능력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가자 북부 약 110만 명의 주민들에게 남쪽으로 이동할 것을 통보한 상태다. 이스라엘은 일주일째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하통로 등에 은신한 하마스 조직을 궤멸하려면 지상군 투입을 통한 전면전이 불가피하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중요한 지상 작전에 중점을 두고, 전국에 병력을 배치해서 전쟁의 다음 단계에 대응 태세를 강화했다”고 밝히며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은 “육해공을 통해 가자지구에 통합되고 조율된 공격을 하는 등 광범위한 작전상 공격 계획을 실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하고 미국의 지지를 확인했다. 하마스의 공격 이후 중동 각국을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도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교부 장관을 만나 중동 지역 분쟁 확산을 막고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군사적 확전 억제 조치에도 나섰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항모전단에 동지중해로 이동을 시작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항공모함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를 중심으로 꾸려진 항모전단에는 유도탄 순양함 필리핀해, 유도탄 구축함 그레이브리와 메이슨 등이 소속돼 있다.

현재 미국은 동지중해에 제럴드 포드 항모전단을 배치한 상태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항모전단이 추가 투입되면 2개 항모전단이 분쟁 지역에 집중되게 된다.

오스틴 장관은 항모전단 추가 배치에 대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이스라엘을 겨냥한 적대 행위나 이 전쟁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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