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상전 임박…가지지구 인도주의 위기 우려 확산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전이 임박하면서 민간인 피해 등 인도주의적 위기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 가자지구 거주민들은 대피령에 따라 탈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국경 통로가 막히면서 발이 묶인 상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지원 의지를 재차 강조하면서도 가자지구 내 민간인 피해 가능성에 대해서 우려를 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행사에서 “일주일 전 우리는 홀로코스트 이후 최악의 유대인 학살로 증오가 다른 방식으로 나타나는 것을 목격했다”며 “최소 27명의 미국인을 포함해 1300명 이상의 무고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가지자구 상황을 ‘인도주의적 위기’라고 표현했다. 그는 “하마스와 관련이 없는 대다수의 무고한 팔레스타인 가족들이 인간 방패로 이용되고 있다”며 “역사는 반유대주의와 이슬람 혐오 등이 모두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줬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하고 “모든 국가가 하마스를 팔레스타인 주민의 염원을 대변하지 않는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명백하게 규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무고한 민간인들이 물, 식량,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유엔, 이집트, 요르단, 이스라엘 등과 공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과 통화에서도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긴급히 필요한 인도주의적 지원 제공 노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중동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교부 장관을 만나 중동 지역 분쟁 확산을 막고 민간인을 보호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국무부가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이 자국민을 보호할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고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가운데 우리 모두 민간인을 챙기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빈 파르한 장관도 “더 많은 민간인 고통을 막는 게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후 아랍에미리트(UAE)를 찾아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대통령과 회동하고 분쟁 확산 방지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 사의를 표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통화하고 이스라엘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의 확산을 막는 데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왕이 부장은 “중국은 민간인을 해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고 국제법을 위반하는 모든 방법을 규탄한다”며 “시급한 것은 가능한 한 빨리 휴전해 인도주의적 재난 격화를 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왕 부장은 “국제인도법을 준수하고 인도주의적 구호 채널을 가동하며 유엔이 국제적 합의를 모으고 안보리가 적절한 역할을 하도록 지원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촉구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통화하고 이스라엘 대응과 민간인 인질 상황에 대해 협의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스라엘이 군사작전을 수행하는 동안 민간인 보호 책무와 가자의 인도주의 위기 대응 등을 포함해 전쟁법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 논의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전날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이스라엘이) 극히 짧은 시간 대규모 대피를 명령하는 것은 심각한 인도주의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를 철회해 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지상전을 경고하며 주민 230만 명 절반에 해당하는 110만 명에게 24시간 이내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밝혔다.
NYT는 “가자지구에서 남쪽으로 향하는 고속도로가 담요와 매트리스를 가득 쌓아 올린 차량으로 가득 찼다”며 “가자지구에서 인근 이집트 남부 도시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경로인 라파 통로는 폐쇄 상태”라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이집트가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등 일부 이중국적자 통행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목격자들은 이집트 당국이 국경을 폐쇄한 채 인근에 군사력을 증강하고 임시 시멘트 장벽까지 설치했다고 NYT에 전했다.
유엔은 “가지지구 주민 절반에 가까운 100만 명이 난민이 됐고, 물 공급이 생사의 문제가 됐다”고 우려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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