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울린 '사자표 고춧가루'...2년 전 삼성 발목 잡았던 NC는 피할까

김지수 기자 2023. 10. 1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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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2년 전과 입장은 바뀌었지만 한 쪽이 승리가 절실하다는 점과 장소는 똑같다.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2023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들로 가득하다.

삼성과 NC는 15일 창원 NC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팀 간 16차전을 치른다. 삼성은 토종 에이스 원태인, NC는 우완 영건 송명기 선발투수로 출격한다.

삼성은 지난 14일 안방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SSG 랜더스를 상대로 거하게 '고춧가루'를 뿌렸다.  1-3으로 끌려가던 6회말 선두타자 김지찬의 볼넷 출루로 반격의 발판을 만든 뒤 김성윤의 안타로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구자욱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4번타자 강민호와 5번타자 류지혁이 연이어 1타점 적시타를 쳐냈다. 스코어를 3-3으로 만들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기세가 오른 삼성은 SSG의 실책으로 이어간 1사 2·3루 역전 찬스까지 살려냈다.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SSG 베테랑 우완 노경은을 상대로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를 기록, 4-3으로 게임을 뒤집었다.

삼성은 8회초 2사 2루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돌부처' 오승환에게 4아웃 세이브를 맡기는 승부수를 던졌다. 오승환은 대타 추신수를 내야 땅볼로 처리하면서 1점의 리드를 지켜냈다.

삼성은 8회말 2사 1루 찬스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성규가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1루 주자 김현준을 홈으로 불러들여 5-3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오승환은 9회초 SSG의 마지막 저항을 실점 없이 잠재우고 KBO 통산 400세이브의 금자탑을 쌓았다. 

삼성은 14일 경기까지 시즌 61승 81패 1무, 승률 0.430으로 8위에 머무르고 있어 가을야구 탈락이 일찌감치 확정됐다. 다만 SSG를 상대로 한 2023 정규리그 홈 최종전을 짜릿한 역전승으로 장식하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삼성이 SSG의 덜미를 잡으면서 KBO 2023 시즌 정규리그 최종 순위표는 더욱 혼돈에 빠졌다. SSG는 단독 3위에서 NC 다이노스, 두산 베어스와 함께 공동 3위로 내려앉았다.

SSG가 74승 65패 3무, 두산과 NC가 74승 65패 2무를 기록 중인 가운데 2023 시즌 정규리그 3~5위는 잔여 경기 일정 소화 마지막 날인 오는 17일 두산-SSG, NC-KIA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SSG는 오는 16~17일 두산을 모두 이기더라도 자력으로 3위를 유지할 수 없다. 14일 삼성전 패배가 치명적으로 작용하게 됐다. 반면 NC는 삼성이 SSG를 잡아준 덕분에 정규리그 잔여 3경기를 다 승리하면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NC도 15일 삼성전 승리를 마냥 낙관하기는 어렵다. 삼성에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7승 8패로 열세인 데다 삼성 원태인이 지난 6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중국전 이후 9일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마운드에 오르기 때문이다. 

삼성 원태인은 올 시즌 NC전에서 1경기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9월 3일 경기에서 우천 여파로 1시간 넘게 게임이 중단된 여파로 예상보다 적은 공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2019년 프로 입단 후 NC전 통산 15경기(14선발) 3승 4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강했다. 

공교롭게도 NC는 2년 전 정규리그 마지막 시리즈에서 삼성의 발목을 잡은 적이 있다. 삼성은 2021년 10월 29~30일 창원에서 NC와 정규리그 마지막 2연전을 치렀다.  

삼성은 NC와 2021년 정규리그 마지막 시리즈 전까지 KT 위즈와 나란히 75승 58패 9무를 기록, 승률 0.564로 동률이었지만 시즌 상대 전적에서 9승 6패 1무로 앞서며 단독 1위였다. 반면 2020 시즌 통합우승의 영광을 맛봤던 NC는 여러 내홍 속에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발된 상태였다.

삼성은 NC에 10월 29일 게임을 1-3으로 지면서 '공룡표 고춧가루'를 제대로 맞았다. 같은 날 KT가 키움에 패하면서 단독 선두는 유지했지만 타이 브레이커의 늪에 빠졌다. 10월 30일 NC를 꺾는다 해도 KT가 같은 날 SSG를 꺾는다면 이해부터 시행된 타이 브레이커를 치러야 했다. 정규리그 1위팀 승률이 같을 경우 상대 전적 우위 구단 홈 구장에서 1위 결정전 단판 승부를 치러야 하는 규정은 2021 시즌 신설됐다. 

삼성은 실제로 10월 30일 NC를 11-5로 완파하고도 KT가 SSG를 8-3으로 이기면서 10월 31일 KBO리그 최초의 타이 브레이커에서 격돌했다. 결과는 0-1 석패였고 플레이오프에서는 두산에 무릎을 꿇으며 허무하게 2021 시즌을 마감했다. 삼성은 두고두고 10월 29일 NC전 패배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2년이 흐른 2023년 10월 15일 삼성과 NC의 입장은 달라졌다. NC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지만 더 높은 위치에서 가을야구를 시작하기 위해 승리가 절실하다. 삼성은 승패에 대한 부담은 적지만 그렇다고 쉽게 승리를 내어줄 마음이 없다. 

NC가 삼성을 이긴다면 자력으로 3위를 확보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지만 반대로 삼성이 NC에 고춧가루를 뿌리면 2023 정규리그 3~5위는 또 한 번 안갯속으로 빠진다. 

삼성은 8위에 그쳤던 2019 시즌에도 포스트시즌 최종 대진을 자신들의 손으로 결정했었던 기억이 있다. 9월 28일 SK(SSG의 전신)와 정규리그 홈 최종전에서 연장 10회말 터진 이학주의 끝내기 2점 홈런으로 9-7 승리를 거두고 SK를 1위에서 2위로 끌어내렸다. SK는 이 패배의 여파로 최종 2위로 시즌을 마친 뒤 플레이오프에서 키움에 3연패로 스윕을 당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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