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김용호, 12일 부산 해운대 호텔서 숨진 채 발견…경찰, 극단적 선택 추정 통신사 기자 거쳐 스포츠지 연예부장 재임…유튜브 채널 운영하고 가세연 출연 김건모·박수홍·이근 등 연예인·정치인 폭로 주력…명예훼손 혐의 다수 기소 강제추행 혐의 11일 1심 집행유예 2년 선고…피고인 사망으로 관련 재판, 모두 공소기각 종결 예정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돼 최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연예부 기자 출신 유튜버 김용호 씨가 지난 12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다수의 연예인을 협박해 수억원을 받아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16일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상황이었다. 김씨의 사망으로 그와 연관된 방송인 박수홍,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재판은 공소기각 결정이 내려질 전망이다.
13일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낮 12시45분께 경찰에 해운대구의 한 호텔에서 "사람이 뛰어내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호텔 직원이 숨진 김씨를 발견하고 소방당국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김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사망 전 유튜브 채널 'KNL 강용석 나이트 라이브'에 유언으로 추정되는 48분17초 길이의 영상을 통해 "제 존재 때문에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이 피해받는 게 제일 싫었다"며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말을 남겼다. 김씨는 "'제 마지막 메시지를 많은 분이 공감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저는 이제 사라지겠다"며 "제가 이렇게 선택하는 이유도 나 때문에 다른 사람이 피해받는 게 싫어서 아다"라고 전했다.
1976년생인 김씨는 경기도 수원 출신으로 유신고등학교를 거쳐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이후 뉴스통신사, 뉴시스 기자를 거쳐 스포츠 일간지 스포츠월드에서 33세에 연예부장을 맡았다.
이후 개인 유튜브 채널 '김용호 연예부장'을 운영했으며 강용석 변호사,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대표와 함께 가세연 출연진으로도 활동했다. 최근에는 가세연 대신 6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강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 'KNL'에 출연했다.
유튜버 활동을 시작한 이후 김씨는 본격적으로 연예인과 정치인 등에 대한 폭로를 이어갔다. 2020년 가수 김건모의 아내 장지연 씨의 사생활을 폭로해 기소됐고, 이후 1심에서 정통망법상 명예훼손 혐의가 인정돼 징역 8개월 형을 선고받아 항소했다.
유튜버 이근 전 대위에 대해서도 그의 경력이 허위이며 성추행 전과가 있다는 주장을 펼쳤고 이근은 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김씨는 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으로 참전한 이근에 대해 "폴란드 호텔에서 조식을 먹는 장면이 목격됐다"며 확인되지 않은 목격담을 전하기도 했다.
2022년에는 방송인 박수홍과 그의 배우자 장모 씨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강요미수, 모욕 등 혐의로 기소됐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도 '여배우 후원설' 등을 유튜브 방송을 통해 퍼뜨려 서울동부지법에서 최근까지 재판을 받았다.
두 사건은 이후 병합됐고 1심 재판부는 지난해 8월 조 전 장관과 장씨 명예훼손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김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징역 2년을 구형했던 검찰과 김씨 양측 모두 항소했다.
이와 함께 지난 11일에는 강제추행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씨는 2019년 7월 해운대의 한 고깃집에서 여성을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김씨는 재판에서 "호의적인 분위기에서 가벼운 스킨십이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법원에 적법하게 제출된 증거에 의하면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된 점,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불리하도록 허위 사실을 일방적으로 꾸며내 진술한 것으로 보이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공소사실 행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오는 16일에는 복수의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부정적인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한 뒤 이를 덮어주며 금전적인 대가를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었다. 당초 지난 11일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돼 있었으나 고깃집 여성 강제추행 혐의에 대한 선고 공판과 일정이 겹쳐 연기됐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가 피해자들에게 받아낸 금액은 수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돈을 건넨 연예인들의 신상과 내용은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소송법 제328조 제1항 제2호에 따르면 피고인이 사망할 경우 법원은 '공소기각의 결정'을 내리게 된다. 지난 12일 김씨의 사망으로 그가 피고인으로 받고 있는 재판은 모두 공소기각으로 종결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