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못 돌려받는 돈 6조 넘었다…건전성 개선 '의문부호'

이세미 2023. 10. 15. 06: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저축은행이 고객에게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하는 돈이 한 해 동안 2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박선지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저축은행 업계가 예금은행 등 타금융권 대비 취약한 여수신기반으로 인해 이자이익은 크게 감소했으며, 연체율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오르는 등 하반기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자산건전성 저하에 대비한 자본적정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18년 6월 이후 최대 규모
하반기 실적 회복 '먹구름'
서울 시내의 한 저축은행 간판 모습. ⓒ연합뉴스

저축은행이 고객에게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하는 돈이 한 해 동안 2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들이 취약차주 대상으로 금융재기 지원 상담센터를 운영하거나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하고 펼치고 있음에도 상황은 오히려 악화되는 모습이다.

금융권은 시중은행들이 대출 규제 강화에 따라 금리를 올리고 있어 중·저신용자들의 발걸음이 저축은행으로 더 몰림에 따라 연말까지 건전성 개선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말 고정이하여신 잔액이 총 6조133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보다 60.5%(2조3111억원) 늘어난 것으로, 최근 5년 새 가장 많은 규모다.

2018년 상반기 말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 잔액이 2조8074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5년 만에 3조3255억원이 불어난 것이다.

부실대출이라고도 일컫는 고정이하여신은 금융사가 내준 여신에서 통상 석 달 넘게 연체된 여신을 가리키는 말로, 부실채권을 분류하는 가늠자다. 금융사들은 자산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나누는데 이중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부분을 묶어 고정이하여신이라 부른다.

문제는 저축은행의 부실대출이 매년, 매분기마다 늘고 있다는 점이다. 부실대출이 가장 많은 상위 10대 저축은행의 총 잔액은 3조6076억원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저축은행의 부실대출은 OK저축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1년 전 보다 크게 늘었다. 다만 OK저축은행의 고정이하 여신은 8275억원으로 저축은행 중 가장 많은 부실대출은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OK저축은행에 이어 ▲SBI저축은행 6299억원 ▲웰컴저축은행 4034억원 ▲페퍼저축은행 3525억원 ▲애큐온저축은행 3089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 2937억원 ▲상상인저축은행 2879억원 ▲OSB저축은행 1955억원 ▲다올저축은행 1583억원 ▲JT저축은행 1504억원 순이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총 여신중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상반기 말 저축은행들의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6.0%로, 최근 5년 중 2019년 3분기(6.6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중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0%를 넘는 곳은 총 8곳으로, 부실대출잔액이 가장 많은 상위 10대 저축은행 중에선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유일하게 두자릿 수인 10.7%를 기록했다.

금융권은 이 부실대출 잔액과 비율, 연체율이 동시에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상반기 기준 자산규모 10대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평균 5.48%로 전년 동기(2.43%) 대비 두 배 넘게 올랐다.

금융권은 연말까지 저축은행들의 건전성 개선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올해 저축은행들의 가장 큰 숙제는 자산건전성 강화인데, 최근 불어난 가계대출을 잡기 위해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 강화에 불을 당겼고, 시중은행들도 금리를 줄줄이 인상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1금융권에서 밀려난 중저신용자들의 유입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선지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저축은행 업계가 예금은행 등 타금융권 대비 취약한 여수신기반으로 인해 이자이익은 크게 감소했으며, 연체율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오르는 등 하반기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자산건전성 저하에 대비한 자본적정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